흥국화재, 일부 담보 한도 8일 증액
고객 서비스 만족도 제고 위한 담보 가입한도 확대
"판매량 조절 쉽고 고객 입소문 효과"
과거 암이나 뇌졸중 등 병을 앓았던 사람도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이 줄줄이 출시되며 경쟁에 불이 붙자 한시적으로 보장 한도를 늘려 판매하는 영업 방식이 또 등장했다. 상품을 일주일만 한시적으로 보장한도를 늘려 판매했다가 중단하거나 혜택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간 과당 경쟁을 촉발하고,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질병을 앓고 있거나 병력이 있는 소비자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인 ‘든든한 355 간편종합보험’, ‘든든한 335 간편종합보험’, ‘흥굿(Good) 간편한 6090청춘보험’의 일부 담보의 한도를 상향해 이달 23일부터 31일까지만 한시 판매한다. 암 진단 이후 주로 사용되는 항암 방사선·약물 치료에 대해 기존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보장액을 크게 늘렸고 암으로 변하기 이전 상태를 말하는 ‘전암’ 보장도 확대했다. 대장 위 용종이나 자궁근종 등의 제거도 포함된다. 경증부터 중증까지 4개 그룹별로 보장하는데, 최근 경증 그룹의 한도를 30만·50만 원에서 50만·100만 원으로 올렸다.
깨진 치아를 제외한 골절진단비도 3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상향해 지급한다. 상해로 인한 수술비도 두 배로 늘었다. 상해 1~3종 수술비는 당초 20만·50만·1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40만·100만·200만 원으로 상향조정 됐다.암 직접치료로 인한 상급종합병원통원비도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올렸다. 병원 방문시 연 30회씩 계속 받을 수 있다.
최근 2년 이내 암 경험이 없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한화생명 더 에이치(The H) 초간편 암보험’이나 경증 유병자를 위한 KB손해보험의 ‘KB 3.10.10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 등 유병자의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이 봇물을 이루자 차별화를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흥국화재 관계자도 “판매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연한 영업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영업방식이 단기납 종신보험처럼 과열 경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년 이상 납입해야 하는 기존 종신보험과 달리 보험료를 단기간 납부하는 종신보험은 비과세에 환급률도 130% 이상 치솟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절판 마케팅까지 기승을 부렸다. 이에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을 통해 제동을 걸면서 마무리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며칠만 보장을 올려 판매하면 고객에게 입소문 내기 쉬운 데다, 고보장 상품으로 인해 향후 우려되는 높은 손해율을 더 쉽게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유병자 보험을 찾는 고객에게 불완전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기에 맞춰 급하게 상품에 가입하다 보니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새 상품으로 갈아 태우는 승환계약 가능성이 있어서다.
올해 2월 보험업권 현안 간담회에서 암 통원 일당 등의 보장 한도 증액 경쟁을 지적한 바 있는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장성보험을 놓고 보험사간 과열양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간만 판매되다 사라진다고 홍보하면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들 수 있다”며 “특히 이 상품의 암 직접치료 상급종합병원통원비처럼 과다한 보장을 노리고 보험을 이용해 과잉치료를 받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