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의사는 도울 뿐 건강 유지는 환자 몫” [바이오포럼2024]

입력 2024-05-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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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병률 16.7%…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조기 진단·습관 변화 관건”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29일 서울 여의도 KF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된 ‘이투데이 K-제약바이오포럼’에서 ‘당뇨병 멋있게 사귀는 법’을 제목으로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내 당뇨병 증가세를 진압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비롯한 사회 전체가 ‘당뇨병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투데이는 29일 서울 여의도 KF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K-제약바이오포럼’을 개최하고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비만과 당뇨의 국내 발병 상황과 치료제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행사에서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멋있게 사귀는 법’을 제목으로 기조 강연을 진행하면서 “의사뿐 아니라 환자, 환자의 가족, 사회 모두가 당뇨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강 관리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고 독려했다.

안 교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 소장 및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혈관대사연구소 소장으로 당뇨병 환자를 치료 중이다.

당뇨병은 혈액 속에 포도당의 수치가 높아지는 질병이다. 당뇨병이라는 명칭은 ‘소변에서 당이 나오는 병’이라는 의미지만, 학계에서는 ‘당혈병’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라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유병률은 16.7%에 달했다. 65세 이상 성인에서 집계한 유병률은 30.1%를 기록했다.

안 교수는 “한국 당뇨병 증가세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현상이다”라며 “한국인은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떨어져 있어 인슐린 분비 능력이 서양인, 코카서스 인종과 비교하면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당뇨병에 동반되는 합병증은 당뇨병 자체보다 환자의 삶에 큰 타격을 준다.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은 고혈당성 혼수, 케톤산 혈증, 저혈당 등이 있다. 만성 합병증으로는 대혈관 또는 미세혈관 관련 합병증으로 구분한다. 합병증은 환자마다 개인차가 크고, 혈당관리를 철저히 하는 환자에게도 합병증이 찾아올 수 있다.

안 교수는 “당뇨병의 자각증상을 숙지하고, 빠르게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다뇨, 체중감소, 갈증 등이 전형적인 당뇨병의 증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는 치료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결국 환자 자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스 조절과 식습관 개선을 위한 사회적인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안 교수는 “과도한 스트레스는 혈당을 높이는 코르티솔 분비를 일으켜 인슐린 분비량보다 저항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호르몬 질서를 파괴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이 의외로 마른 비만에 해당하는 인구가 많은데, 허벅지 근육이 빠져 1cm씩 가늘어질 때마다 당뇨병 위험이 남자는 8.3%, 여자는 9.6%씩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 교수는 “도파민 과잉의 시대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자극적인 것을 소비하는 유행이 있는데, 우리 사회가 당뇨병과 맞서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절제하는 생활 습관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의를 찾는 데 몰두하기보다는, 당뇨병 지식을 충실히 습득하는 ‘명환자’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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