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의 힘’이 곧 대학 경쟁력”…한국대학홍보협의회서 특강
학령인구 감소와 15년째 등록금 동결 등 대학 재정난 심화가 가져온 고등교육 난제를 대학 교직원이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직원이 ‘전문행정인’으로서 대학의 혁신과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대학 정책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최희섭 경희대 행재정부총장은 29일 제주시 소노벨제주 함덕에서 열린 ‘2024년 한국대학홍보협의회 총회’에서 100여명의 대학 홍보팀장들 앞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장은 이날 ‘전환의 시대, 대학 교직원의 역할과 위상’ 특강을 열고 “21세기는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대학 행정 분야에서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행정의 힘’이 대학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장은 교직원 출신의 보직 교수로 대학가에선 이례적인 케이스다. 1992년 경희대를 졸업하고 경희대 50주년 기금모금사업팀장부터 창업보육센터 운영팀장, 미래문명원 사회공원팀장을 지냈다. 이후 지구사회봉사단 사무총장, Space21 사업지원단장, 재정운영본부장 업무를 맡으며 20여년 동안 교직원으로서 교내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도맡은 ‘경희대 살림꾼’이다.
최 부총장은 “대학 행정직원들의 역량과 전문성, 경험, 노하우가 그간 충분히 축적돼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미래형 전문행정체제 구축과 재정구조 변화, 행정 전문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대학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학 교직원이 정부의 평가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일반재정지원의 선정 평가권이 10년 만에 대학에 넘어가기 때문에 교직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앞서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단행, 전국 대학을 A~E 5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A등급 외 모든 대학에 정원 감축을 권고했다. 대학들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자 교육부는 2021년 대학에 평가 참여 선택권을 부여하고 지방대를 배려한 기본역량진단평가로 바꿔 시행해왔다. 하지만 등록금 동결로 재정이 열악해진 대학들의 논란은 계속돼 왔다.
최 부총장은 “그는 정부의 대학평가 정책이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만큼 교직원이 전문행정인으로서 이 같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최 부총장은 빠르게 감소하는 대학 진학 대상자에 대한 대비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대학 재정난에 대한 대비도 함께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 진학 대상자는 2016년 65만명에서 2040년 40만명으로 25만명 감소한다. 최 부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가 빠르게 대학 사회를 덮치고 있다”면서 “대학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재정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대학 행정문화가 기능적으로 혁신돼야 할 때라고도 강조했다. 최 부총장은 해당 사례로 경희대 기능형 부총장제를 소개했다. 최 부총장은 “부총장별로 기능 중심의 업무체계를 구축해 업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보고·행정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기능형 부총장제를 통해 부총장별로 책임 영역을 설정 부담하고, 보다 전문적인 학내 부서 관리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