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해외여행 특화카드 ‘트래블카드’를 연이어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업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상품 설명의무 이행과 과장광고 자제 필요성도 제기됐다.
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신용카드(일시불) 및 직불·체크카드의 개인 해외 이용금액은 지난달 말 누적 기준 5조93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조5251억 원) 대비 31% 증가한 수준이다.
해외 결제액이 늘어난 이유는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카드사들이 여행 특화 카드를 내놓은 영향이다.
트래블 카드의 선발주자는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다. 모든 통화에 대해 환율우대 100%(무료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카드 ‘쏠(SOL)트래블’도 흥행에 성공했다. 공항 라운지 연 2회 무료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국민카드(‘트래블러스’), 삼성카드‘(아이디(iD) 글로벌’) 등 타 카드사들도 해외 여행객을 겨냥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했다.
다만 트래블카드 서비스의 경쟁 양상이 치열해지며 사업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종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여행과 해외직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일정 수준 이상을 지속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고객 특화전략으로써 트래블카드 서비스는 유의미하나, 트래블카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쟁사가 많아질수록 그 효과는 빠르게 절감 가능하다”며 “독립적인 플랫폼 기반의 선불충전식 트래블카드가 가장 유리하고 신용카드 기반의 트래블카드가 가장 불리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 측면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 연구위원은 “트래블카드 하나만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과장 광고를 자제해야 한다”며 “무료로 알려진 서비스 중 해외 현지 상황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치금 무이자, 재환전 수수료, 연회비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트래블카드 서비스는 현재 초창기이기 때문에 서비스 차별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는 무의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신 사업자 유형과 서비스 구조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