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KBO) KIA 타이거즈가 56일 동안 선두 질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축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위기에 빠졌다.
올해 초 초유의 감독 경질 사태를 겪은 KIA는 이범호 코치를 감독으로 내부 승격시키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이번 시즌을 치르는 동안 한 번도 3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던 KIA는 한화 이글스가 5위로 떨어진 4월 9일부터 선두를 유지, 지금까지 1위를 지켜오고 있다.
그동안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등이 연달아 2위에 오르며 추격을 가해왔지만, 그때마다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며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3루수 김도영의 매서운 성장과 1루수 이우성, 포수 한준수가 터지며 리그 최강의 타선으로 변모했고 돌아온 나성범도 홈런포를 연일 쏘아 올리며 완전체를 이룬 결과였다.
하지만 불펜진이 흔들리며 5월 고전한 KIA는 선발 투수들의 팔꿈치 이슈로 다시 한번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먼저 1선발을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지난달 7일 한화전 이후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고,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한 선발의 부재는 뼈아픈 상황이다. KIA는 크로우의 대체 선발로 좌완 캠 알드레드를 수혈했으나 대체 선수가 아닌 정식 용병으로 활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토종 좌완 이의리도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과 뼛조각 제거술을 받기로 하며 시즌 아웃됐다. 원투펀치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이 이끄는 KIA 선발진은 최근 황동하가 2승 2패 평균자책점 4.28로 호투하며 힘을 보태고 있지만, 윤영철이 3경기 연속 부진하며 투수 로테이션에 과부하가 오고 있다. KIA가 시즌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알드레드와 윤영철의 호투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KIA가 선발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LG 트윈스가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LG는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가져가며 1.5경기 차로 KIA를 뒤쫓고 있다. 불안 요소였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가 살아났고 문보경, 문성주, 김현수가 불방망이를 뿜어내며 투타 밸런스가 맞아떨어졌다.
5월 들어 흔들리고 있는 KIA는 당장 이달이 고비다. 올 시즌 KIA가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구단은 SSG 랜더스(2승 4패), 롯데 자이언츠(2승 3패), kt 위즈(4승 5패) 삼성(2승 3패)으로 4개 팀이다. 이 중 이달 롯데와 2차례, SSG와 1차례, 이미 지난주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kt와 1차례 마주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 2주간 롯데와 SSG, kt를 모두 만나는 상황에서 18일부터는 LG전에 돌입한다. 상대 전적이 열세인 KIA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LG의 6월 일정은 상대적으로 순조롭다. LG는 올해 상대전적에서 한화(2승 3패), 키움 히어로즈(1승 4패) 2팀에만 열세다. 두 팀과의 시리즈가 각각 이달 말에 몰린 만큼, 이달 중순까지 반전을 만들 여지는 충분하다. 디펜딩 챔피언 LG가 6월 들어 반격을 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