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게임은 '라스트워: 서바이벌'입니다. 유튜브에서 시도 때도 없이 광고하기로 악명이 자자하죠. 특히 1분만 버텨도 20만 원을 준다고 도발하는 광고는 기자의 성질을 긁기엔 충분했습니다. 게임의 민족인 한국인에게 이런 도발이라니, 절대 참을 수 없죠. 바로 게임 설치 ON.
게임 내용은 간단합니다. 좀비로 가득찬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해 좀비와 싸워야 합니다. 플레이도 광고에서 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주어지는 선택지를 활용해 몰려오는 좀비를 소탕하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진행할수록 뭔가가 계속 늘어나요. 심상치가 않습니다.(두근두근)
먼저 광고에서 봤던 것과 달리 영웅 시스템이 있네요. 랜덤뽑기 방식인 '가챠'로 영웅을 뽑은 뒤 5명의 팀을 꾸려 전투에 투입하면 됩니다. 영웅은 탱크, 미사일, 전투기 타입으로 종류가 나뉘는데, 자신과 상대의 타입에 따라 대미지가 다르게 적용되는 탓에 같은 타입의 영웅으로 팀을 구성해야 더 손쉽게 전투에 승리할 수 있습니다.
가챠의 뽑기권은 게임 내 이벤트에서 얻을 수 있어요. 저도 게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장 높은 UR 등급의 '머피'를 뽑고 손쉽게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습니다.
하지만 머피보다 더 눈에 띄는 영웅은 바로 UR 등급 '킴벌리'에요.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단돈 1500원이면 최고 등급 영웅인 킴벌리와 함께 9600%의 효율을 내세요'라는 배너로 저를 유혹합니다. 긴 고민 끝에 아이스크림 하나 사 먹었다는 심정으로 구매 버튼을 눌러버렸습니다.
킴벌리의 합류와 함께 드디어 팀이 완성됐습니다. 머피, 킴벌리, 바이올렛, 메이슨, 모니카. 앞으로 저와 함께할 좀비 원정대 멤버입니다. 머피와 바이올렛이 탱커, 킴벌리와 메이슨이 딜러, 모니카가 힐러를 맡아 2탱 2딜 1힐의 완벽한 체제가 갖춰졌어요. 이제 좀비를 때려 잡으러 출발!
스테이지에 진입하니 좀비 웨이브가 몰려옵니다. 게임인 걸 알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좀비 때에 나도 모르게 위축이 되네요. 하지만 우리 좀비 원정대는 전혀 겁먹지 않았습니다. 다가오는 좀비들에게 정확한 조준으로 포탄 세례를 선사합니다. 저도 얼른 정신을 차리고 알맞은 버프를 선택해 팀원들의 전투력을 끌어올렸죠. 쏟아지는 포탄에 적들은 하나둘 속수무책으로 쓰러집니다. 그렇게 전투가 끝났고, 우리 앞에 남은 좀비는 이제 단 한 마리도 없습니다. 완벽한 승리죠.
스테이지를 몇 개 클리어하니까 장르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기지'라고 불리는 내 영토가 생겼어요.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영토가 늘어나 기지를 확장할 수 있네요. 넓어진 영토엔 건물을 지어 기지를 채우면 되죠.
건물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먼저 전투력, 레벨 상한, 영웅의 생명력과 건물을 올려주는 본부가 기지의 핵심이 돼요. 농지, 철광, 훈련기지, 금광에선 게임 진행에 필요한 자원인 식량, 강철, 영웅 경험치, 금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탱크 센터나 미사일 차량 센터처럼 해당 타입의 영웅을 강화하는 건물도 존재하죠.
'라스트워: 서바이벌'의 메인 콘텐츠 중 하나인 팔콘작전 특수작전은 그야말로 유튜브에서 그렇게 많이 본 장면을 집약한 콘텐츠인데요. 본부 기지 레벨에 따라 수행할 수 있는 레벨도 제한돼 있죠.
한 번 함께 해 볼까요?
아싸, 병력 추가! 화력이 3배가 됐네. 바로 머신건 형님으로 업그레이드~ 가즈아!
엇! 덧셈과 곱셈. 뭐가 더 유리한거지? 앗 생각한 사이에 지나갔네ㅠㅠ
괜히 손해봤다. 그런데 벌써 보스야? 보스는 피가 왜 이렇게 많은거야?
이런 또 깨는데 실패했네. 하아, 재도전만 10번째다. 제발 이번엔 꼭 깨보자.
메인 미션에서는 70라운드 보스 라운드에서 막혀 발만 동동 굴렀어요. 본부를 강화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모아뒀던 자원을 투자해 본부 레벨 업을 클릭! 강화하는 데는 총 8시간이 넘게 걸리네요. 강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선 이 정도 기다림은 아무것도 아니죠. 각자의 방법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며 시간이 가길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건축이 끝나고 모든 강화가 완료됐습니다. 다들 눈빛부터 다른 게 어제보다 강해진 게 눈에 보여요. 자신감에 찬 발걸음과 함께 보스 라운드에 입장합니다.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하니 연맹에 가입하라고 알림이 떴어요. 연맹에선 건축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자원 생산량 증가, 영웅 능력치 향상 등 다양한 버프를 받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부분이 따로 있어요. 바로 PVP(플레이어 간 전투 시스템) 콘텐츠에서 연맹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게임의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싱글에서 멀티로 확장됩니다.
'라스트워'는 서로 기지를 침략해 자원을 약탈하는 게 가능한 게임이었어요. 연맹은 PVP로부터 유저를 지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PVP 자체를 막아주는 '실드'도 존재하지만 24시간 실드를 유지하는 데 7만5000원이 필요해요. 결국 일반 유저가 지속적인 과금으로 실드를 유지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연맹의 도움은 필수입니다.
연맹에 가입도 했으니 PVP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주위의 적을 아무리 둘러봐도 전투력이 2배, 3배 차이 나는 적들만 넘쳐나요. 아무리 열심히 키워도 그저 상대가 자원이 부족하면 찾아오는 '맛집'이 될 게 뻔합니다. 다행히 나처럼 벽을 느끼고 게임을 접은 기지가 중간중간 보이네요. 당분간은 빈집만 털면서 연맹의 뒤에 숨기로 했습니다. 듣자 하니 연맹끼리 대결하는 '연맹 대결' 시스템도 있다던데 아직 나에게는 먼 이야기에요.
광고에서 본 '라스트워: 서바이벌'은 단순한 캐주얼 게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초반부는 광고처럼 단순한 조작으로 좀비를 물리치며 게임을 즐길 수 있죠. 그러나 기지와 연맹 시스템의 등장과 동시에 이 게임은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장르가 바뀝니다.
좋은 영웅을 뽑아 등급을 올리고, 자원을 수급해 건물을 계속 강화해야 해요. 연맹에 가입해 다른 유저들과 상호작용하며 약탈이 오는지도 확인해야 하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좀비 잡은 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유저들만 신경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어요.
좀비 영화에는 '좀비보다 사람이 무섭다'라는 클리셰가 있어요. 처음에 좀비가 아무리 무서워도 결국 후반에 가면 사람이 좀비보다 무서운 빌런으로 나타나곤 하죠. '라스트워: 서바이벌'도 마찬가지에요. 나에게 몰려오는 좀비 수천 마리보다 '고인물' 한 명이 더 무섭습니다.
P.S. 1분 넘게 버텨도 20만 원은 안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