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과 2022년부터 협력 이어와
삼성전자가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시장 선점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CXL은 메모리 용량을 극대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함께 인공지능(AI) 시대 차세대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대만의 AI 서버 제조사 퀀타클라우드테크놀로지(QCT)와 CXL 메모리 협력을 공식화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업에 따라 QCT는 삼성전자의 CMM(CXL 메모리 모듈) 제품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센터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서버 및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CXL 2.0 및 E3.S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QCT의 최신 서버 시스템인 ‘QuantaGrid D55X-1U’에 최대 8개의 삼성전자 256GB CMM-D(CMM-D램)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서버 시스템은 D램 용량을 최대 50%, 대역폭을 최대 96%까지 확장할 수 있다.
최장석 삼성전자 신사업기획팀장 상무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벤더, 소프트웨어 기업, 학계 등 CXL 생태계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QCT와의 파트너십은 CXL 메모리 솔루션 협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CXL 생태계 확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및 스토리지 등 다양한 장치를 유연성 있고,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기존에는 CPU와 메모리 반도체 사이에서 서로 데이터를 교환할 때 특정 규격에 맞는 D램만을 사용해야만 했다. 그러나 CXL을 활용하면 이러한 종류, 성능, 용량에 따른 제약이 사라지게 된다. 이론상으로는 D램을 여러 개 연결해 용량을 무한대로 늘릴 수도 있다. 최근 AI의 발전으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CXL 기술이 그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CXL 인터페이스 기반의 모듈 제품인 CMM-D를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선보였다. 이후 업계 최고 용량인 512GB CMM-D 개발 등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D램·낸드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CXL 메모리모듈(CMM-H), D램 컴퓨트(CMM-DC), 하이브리드 컴퓨트(CMM-HC) 등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기업 간 CXL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용 리눅스 1위 기업인 레드햇과는 2022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래, CXL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업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6~9일(현지시간) 미국 덴버에서 열린 ‘레드햇 서밋 2024’에서 자사의 CXL 2.0 D램을 탑재한 서버로 레드햇의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운영체제(OS)를 시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기업용 리눅스 OS인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9.3)에서 업계 최초로 CXL 메모리 동작 검증을 성공시킨 바 있는데, 이를 더 확장한 것이다.
향후 CXL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삼성전자는 시장 선점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인텔이 CXL 2.0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하반기부터 CXL 2.0을 지원하는 CPU 5·6세대 서버용 제온 프로세서를 출시할 예정이라 이에 따른 삼성전자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XL 시장은 2022년 170만 달러에서 2030년 2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