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날부터 오물풍선 330여개 살포
풍선 발견 시 즉각 군·경찰 신고해야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다시 살포하자 정부가 이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즉각 재개하기로 했다. 전국 곳곳에서는 오물 풍선 발견 신고가 잇따르면서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9일 합동참모본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11시께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오물 풍선 330여 개를 띄운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는 지난 2일 이후 엿새만이다.
합참은 이날 오전까지 남측 지역에 실제로 떨어진 오물 풍선은 80여 개라고 밝혔다. 이 중 절반 가량이 서울에 집중적으로 떨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울 내 대남 오물풍선 신고는 39건이다. 동대문구(8건), 성북구(7건), 노원구(6건), 중랑구(4건)에서 오물풍선 신고가 잇따랐다. 은평구·중구·종로에서도 각각 3건, 서대문구 2건, 강남구·영등포구·용산구에서도 1건씩 접수됐다.
인천과 경기도 내 이천시, 군포시, 수원시 등에서도 관련 신고가 이어졌다. 다만 군포시나 수원시 등에는 오물 풍선은 없었고, 대북 전단만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풍선에 실린 봉투 안에는 폐지나 비닐 조각 등이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통령실은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재개에 즉각 대응해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날 중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다. 군은 현재 고정식·이동식 확성기 모두 재가동할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라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을 분명히 한다”라며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고하고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우리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북한은 2일 오물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6~7일 탈북민들이 대북 전단을 띄우자 전날 대남 오물 풍선을 다시 살포했다. 당시 정부는 긴급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해 우리 군의 활동을 제약하는 규정을 모두 풀었다.
북한이 전날부터 오물풍선을 다시 살포하자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는 안전안내문자가 발송됐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11시 9분께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다시 부양하고 있음. 시민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근하지 마시고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람”이라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이후 경기도, 인천에서도 안전안내문자가 발송됐다.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정부, 군, 경찰 등과 협의를 거쳐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민들에게 오물풍선 발견 시 접촉하지 말고 군·경찰·서울시 다산콜센터 등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