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정적’ 간츠, 전시내각 탈퇴...극우정당 세력 확대되나

입력 2024-06-10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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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츠, 지난달 6일 최후통첩 후 전시내각 탈퇴 선언
“네타냐후, 정치적 입지 우선시해” 비판
간츠 탈퇴로 연정 내 극우정당 세력 강화 우려도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가통합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텔아비브 인근 라마트 간에서 전시내각 탈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텔아비브(이스라엘)/EPA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이자 야당 대표인 베나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전시 각료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시 내각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됐던 간츠 대표의 이탈로 이스라엘 정권 내 극우 세력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간츠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진정한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네타냐후가 막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비상 정부를 무거운 마음으로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전쟁에 있어서 국가 안보보다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나 판단을 우선시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운명적이고 전략적인 결정은 주저하고, 정치적인 고민으로 미루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시 선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간츠 대표는 “(하마스가 기습 공습을 한 2023년 10월 7일부터) 1년 후인 올해 가을에 선거를 실시해 국가적 과제에 맞는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이지만,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촉발되자 전시 국민통합 차원에서 연정 참여를 선언하고 전시 내각에 합류했다. 이에 전시 내각은 네타냐후 총리와 네타냐후 총리와 같은 집권 리쿠르당 소속인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간츠 대표 3인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인질 송환 등 가자지구에서의 정부 대응을 놓고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뚜렷한 목표와 청사진 없이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달 6일 6개 항의 가자지구 전후 계획을 이달 8일까지 수립하지 않으면 전시내각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전날 연정 탈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인질 4명을 구출했다고 발표하자 발표를 하루 연기했다.

이날 간츠 대표는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해 “장관은 용기 있고 결단력을 갖춘 지도자이며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옳은 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갈란트 장관은 지난달 15일 전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치에 반대한다는 폭탄 발언을 쏟아내며 네타냐후 총리에 반기를 들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권이 이스라엘 국회 전체의석(120석)에서 과반인 64석을 확보하고 있어 간츠 대표가 전시내각을 탈퇴한다고 당장 국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탈퇴로 연정에서 극우세력의 영향력 강화는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정 내 또 다른 극우 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간츠 대표의 연정 탈퇴 선언 직후 네타냐후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나는 정부의 장관이자 당 대표, 연정의 고위급 파트너로서 (전시) 내각에 합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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