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 최고지도자 "주요 프로젝트 한국 기업이 맡아주길"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최고지도자가 투르크메니스탄 국빈방문을 마치고 카자흐스탄으로 떠나던 윤석열 대통령을 예고 없이 환송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베르디무하메도프 최고지도자는 윤 대통령과 같은 차에 탑승해 공항으로 향하면서 주요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 기업 수주를 희망하는 등 긴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현지시간) 오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제 투르크메니스탄 마지막 일정인 최고지도자 친교 일정이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기며 카자흐스탄으로 출발도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최고지도자 겸 인민이사회 의장과 만나 오찬을 한 뒤 카자흐스탄으로 출발하는 공군1호기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베르디무하메도프 최고지도자가 예고 없이 직접 환송에 나서기로 하면서 윤 대통령과 같은 차량에 탑승해 공항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차 안에서도 양국 협력 추진 사업에 대한 긴밀한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사업,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2단계 사업 외에도 석유·가스 개발, 미래형 신도시 건설 등 주요 프로젝트를 한국 기업이 맡아주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장기적 관점에서 호혜적이고 생산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가자"며 "이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 교육과 훈련 등 소프트웨어 지원 교육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최고지도자는 전직 대통령이자 현 대통령의 아버지다. 무엇보다 여전히 국가 정책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최고지도자의 판단과 결심이 국가 경제 사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두 지도자의 신뢰가 협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투르크메니스탄 국빈방문과 정상회담을 통해 총 8건의 협력 문건을 체결했다. 갈키니쉬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를 비롯해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협력합의서 △정부 간 공동협력위원회 활성화 MOU △인프라 및 신도시 협력 MOU △금융기관 간 협력 MOU 등이 이뤄졌다.
갈키니쉬 가스전은 2006년 발견된 세계 5대 가스전 중 하나다. 확인 매장량은 14조㎥로 전 세계 인구가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09년 갈키니쉬 가스전의 1차 탈황설비를 수주한 바 있다.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4차 탈황설비 기본합의서가 체결되면서 우리 기업의 투르크메니스탄 에너지 개발 사업 진출 가능성이 한층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는 현대엔지니어링·LG상사 컨소시엄과 우리나라 중소기업 124곳이 주도적으로 건설한 대규모 가스화학 단지다.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가스화학 플랜트다. 지난해 가스 누출 사고로 플랜트 가동이 중단됐고 현재 3단계 정상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중 1단계 '기술감사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미 수주했다. 이번 정삼회담으로 2단계 '재건 사업'과 3단계 '가동·유지보수 사업' 역시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10~13일)과 카자흐스탄(11~13일)에 이어 13~15일에는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