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은행들 거래 연장 대비해 준비 작업 한창
사람뽑고 시스템바꾸고…외환시장 선진화 대비
은행권이 다음달 시행되는 외환시장 선진화 대비에 한창이다. 원·달러 거래 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되면서 인력을 충원하는 등 야간 외환거래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는 총회를 열고 다음달 1일부터 원·달러 외환거래 개장시간을 기존 오후 3시30분에서 익일 새벽 2시까지로 연장을 결정했다.
은행들은 외환시장 거래 연장을 대비해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구조개선 방안 일정에 맞춰 거래시간 연장 시범운영 관련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서울 FX 나이트데스크 운영하는 등 야간시간 달러·원시장 마켓메이킹을 실행 중이다. 연장된 개장시간대의 원·달러 현물환거래 및 FX스왑거래를 위해 본점(서울) FX팀과 런던 FX데스크가 협업해 야간데스크 운영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야간 데스크를 선제적으로 운영했다. 다음달 본격적으로 개장시간 연장을 시행할 경우 영업, 결제 인력 포함해 총 5명의 직원이 시장조성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하기도 했다. 24시간, 365일 운영을 위해 최첨단 인프라를 구축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 2월 런던 지점에 인력을 파견해 전산 개발 중으로, 7월 개장시장 연장과 함께 원달러 거래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선제적으로 나이트데스크를 운영하고자 지난해 10월부터 기존 오후 10시까지 근무를 익일 2시까지 변경해 2명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외환딜러 파견 외환거래(F/X) 트레이닝데스크도 운영한다. 이를 위해 현재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나이트데스크 운영을 위해 5명의 인력을 충원했다.
은행들은 자사의 해외 법인이나 지점을 외국환업무 취급기관(RFI)로 등록해 서울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작업 중이다. 다음 달부터 RFI로 등록한 해외 금융사는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RFI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춰 외환당국에 등록한 외국 금융기관으로 현재 기준 26개다.
국민은행 싱가포르지점은 시중은행 최초로 RFI 기관으로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은행 간 거래 실시했다. 신한은행은 런던, 인도, 베트남에 RFI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1월 영국 런던 ‘글로벌 자금센터’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은 런던지점, 싱가포르 지점의 RFI 인가를 완료했다. 우리은행은 런던 지점을 RFI로 등록 신청했다.
비대면 외환거래 플랫폼도 강화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IBK FXON’을 출시했다. 2011년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비대면 외환거래 시스템 ‘IBK 인터넷 FX/선물환’을 IBK FXON으로 전면 재구축했다.
국민은행은 선진 수준 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해 출시한 ‘KB Star FX’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KB Star FX는 외환매매뿐 아니라 실시간 외환시장 정보와 다양한 콘텐츠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원스톱 외환 플랫폼이다. 하나은행은 FX 플랫폼 사업 확대로 대고객 전자거래를 활성화하고 있다. 런던 글로벌 자금센터에 전자거래를 도입해 외국인 투자자를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시장 개방으로 자금이 유입되면 은행들은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다. 외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