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인도 현지법인인 현대차인도가 인도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IPO 관련 예비서류(DRHP)를 제출했다고 17일 공시했다.
현대차는 “최종 상장 여부는 시장 상황 또는 사전 수요 예측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며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몇 달간 인도 현지 시장을 자세히 조사·분석한 뒤 연내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PO소식에 이날 현대차 주가는 3.92% 오른 27만8500원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2021년 1월 28만9000원)에도 바짝 다가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5일 SEBI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모회사인 현대차가 보유한 인도법인 주식 8억1200만 주 중 최대 1억4200만 주, 전체 지분의 17.5%를 매각할 계획이다.
IPO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기존에 현대차가 갖고 있던 지분 일부를 시장에 판매하는 ‘공개 매각’ 방식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30억 달러(약 4조1670억 원)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이 맞는다면 인도 IPO 사상 최대 규모다. 인도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IPO는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 상장으로 조달액은 약 25억 달러(약 3조4725억 원)였다.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인도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기업 입지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현대차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도 기대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현대차 투자보고서에서 현대차 인도법인의 시가총액을 약 171억 달러(23조7000억 원)로 추정하면서 “이를 인도 자동차 시장 1위 메이커인 마루티스즈키·스즈키모터스 시총에서 역산하면 할인 후 지분가치, IPO 조달 현금, 인도 법인 수익가치 등을 합해 10조5700억 원의 시총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를 33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에 탈레가온 신공장의 가동이 예정돼있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비중 확대로 인도 시장의 평균판매단가(ASP)와 수익성이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내년 크레타EV 출시로 현대차가 인도 전기차 시장의 주요 메이커로 부상할 가능성까지 더하면 IPO 이후 기업 가치는 16조8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