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준 연초 이후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13조8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7조7000억 원어치를 판 기관 물량의 약 2배에 달한다. 이 기간 외국인은 22조2000억 원을 샀다.
개인들의 ‘팔자’ 물량은 이달 들어서도 벌써 3조 원을 넘어섰다.
증권사 한 투자 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다른 시장보다) 유독 약했다”며 “먹을 것도 혜택(금투세 폐지)도 없는 시장에서 개인이 버티지 못하며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강세장이 펼쳐지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태다. 한국 코스피는 주요 7개국(G7)과 중국, 인도 등 10개국 지수 가운데 올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미국 나스닥이 18.98%로 가장 많이 올랐고, 미국 S&P(15.04%)와 일본 닛케이225(15.44%), 이탈리아 FTSE MIB(9.44%), 인도 니프티50(8.21%)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코스피는 5.73% 오르는 데 그쳤다.
개미의 변심은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다 보니 19일 기준 자산관리계좌(CMA·79조 원), 머니마켓펀드(MMF·17조 원), 투자자예탁금(55조 원) 등 증시 주위를 맴도는 자금 규모가 350조 원에 이른다.
국내 시장에서 발을 뺀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으로 상당 부분 쏠려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총 68억6375만 달러쯤 순매수했다. 미국 주식을 65억4177만 달러쯤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일본 주식은 5억 4091만 달러쯤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