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ㆍK2ㆍ네파 등 경쟁 치열
글로벌 냉감 소재 시장도 성장세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패션업계가 시원한 냉감 소재 신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입는 것만으로도 자외선(UV) 차단 효과가 있는 제품들도 출시하며 더위 대비에 나섰다.
2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는 물론 여성복 등 일상복 업체까지 냉감 소재 제품을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코오롱스포츠다. 코오롱스포츠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독점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들을 출시하며 여름 고객맞이 준비를 마쳤다. 특히 업계 최초로 적외선을 차단하는 솔라플렉트(Solar-Flect) 기술을 개발, 남성용 반팔, 긴팔 집업 티셔츠 2종에 적용했다. 적외선은 태양광 중 가시광선, 자외선과 달리 강한 열작용을 해 '열선'이라고도 부른다. 코오롱스포츠는 천연 무기물로 얇은 막의 형태를 원단 표면해 형성시켜 적외선을 반사, 산란시키는 방법을 적용했다.
흡습·속건 기능인 플랫드라이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이는 미세한 다공성 천연 무기질을 원단 표면에 도포해 땀을 넓게 퍼뜨리고 빠르게 기회시켜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원리다. 코오롱스포츠는 이 기술을 적용한 남·여 티셔츠 8종·7종을 각각 출시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도 팔과 목을 가리는 냉감 긴팔 집업 티셔츠 '오싹메가(OSSAK MEGA)'를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소매와 등판 부분에 열을 흡수하는 냉감 신소재 PCM 캡슐의 사이즈를 기존보다 120% 키워 적용했다. PCM은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상변환물질이다.
열기와 땀을 밖으로 빠르게 배출하는 메쉬 소재 모자와 얼음실로 불리는 신소재인 나일론 원사를 사용한 썬캡도 출시했다. 여기에 같은 소재를 사용한 청바지 '코드텐 아이스 스카이 데님'도 최근 선보이며 더운 여름에도 청바지를 입고 싶은 수요를 겨냥했다.
네파는 차세대 냉감 소재로 불리는 우븐(Woven)을 사용한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우븐은 '짜다, 엮다'는 뜻을 가진 영단어로 겪자무늬로 엮어서 만든 소재나 원단을 말한다. 올해에는 하이테크 우븐 소재를 적용한 냉감 컬렉션 '아이스테크쉘'을 선보였다. 이는 땀이 나기 전에 냉각, 이후 적정 온도를 유지해 시원함을 유지하는 기능성 제품군이다. 미세한 구멍이 있어 몸에서 발생하는 열기와 습기를 즉각적으로 환기한다.
일상복에도 냉감 소재가 침투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냉감 소재인 '에어로쿨'과 '에어로실버' 원사를 사용한 '레인보우 PK셔츠'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형지의 또 다른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과 올리비아하슬러도 모시, 린넨, 메쉬 소재를 활용한 원피스, 블라우스, 슬랙스 등 비즈니스룩을 선보이며 여름 고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때 이른 무더위에 냉감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형지는 7~8월을 대비해 냉감 제품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지구 온난화로 매년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업체들은 냉감 소재 시장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냉감 소재 시장 규모는 2020년 19억9000만 달러(한화 약 2조6400억 원)에서 2021년 23억5000만 달러(3조 2206억 원)로 확대됐다. 2025년에는 34억4000만 달러(4조7100억 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냉감 소재 제품이 기능성에만 집중했는데 최근에는 디자인도 세련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실제 여름철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