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도 밸류업 일정 공개 후 하루만 23.5%↑
밸류업 관련 ETF 상승률 코스피 성과 상회 중
“주주환원·고배당주 수혜…하반기 밸류업 랠리 가능”
밸류업 관련 공시에 나선 기업들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시장 일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비관론과 달리 주주환원과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 밸류업 2차 랠리가 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콜마홀딩스는 21일 15.30%(1310원) 오른 9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일 콜마홀딩스가 이사회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상반기 중 공시하겠다는 안내 공시를 낸 지 하루만이다. 이는 밸류업 관련 공시에 나선 기업 중 5번째에 해당한다.
외인이 공시 소식에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기관과 개인은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1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DB하이텍도 이달 14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관련 일정을 공개한 후 다음 거래일인 17일부터 주가가 급등했다. 14일 저점 대비 약 30% 오른 5만2200원에 거래를 마친 상태다. 20일에는 하루 만에 24.54% 상승했다. 이 기간에 외인이 189억 원, 기관은 43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띄웠다. 연기금 등은 3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DB하이텍은 이달 14일 “이사회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방안 수립해 2024년 3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밸류업 공시 발표 후 약 4%가량 상승했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을 발표한 1월 24일 저점 대비해선 약 54% 상승했다. 지난달 20일 장 중 8만3400원까지 오르며 52신고가를 새로 쓴 후 소폭 내린 상태다. 키움증권은 지난날 28일 밸류업 공시 발표 후 주가가 소폭 내리긴 했으나 정부의 밸류업 도입 언급 후 대비 약 34% 올랐다. 1월 말 정부의 밸류업 도입 언급 후 KB금융과 키움증권에 대해 외인은 각각 4845억 원, 402억 원, 기관은 각각 2004억 원, 504억 원을 순매수했다.
KB금융은 지난달 27일 4분기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예고했고, 키움증권은 지난달 28일 '3개년 중기 목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목표치로 제시하는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혔다. 이 밖에 코스닥 상장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도 밸류업 공시에 나선 바 있다.
밸류업 관련 공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7일 대신경제연구소는 설문조사 결과 국내 주식시장 상장기업의 53%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밸류업 관련 공시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2차 랠리가 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밸류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코스피 성과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 중”이라며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 발표 후 예산안과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11~12월쯤 밸류업 모멘텀이 강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내년 2월 전후가 배당 매수세가 극대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자사주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가장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주주환원이 배당과 자사주 정책임을 감안하면 밸류업 프로그램에 진전이 없다고 폄하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하반기 밸류업 2차 랠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야 모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 확대를 공약으로 낸 만큼 세제 혜택 강화에 고배당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저평가 받는 업종 중 주주한원과 더불어 여러 계획에 기반해 밸류업이 가능한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