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 공개된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14편 중 절반은 네이버웹툰 원작 IP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재밌게 봤다던 ‘스위트홈2’을 비롯해 ‘마스크걸’, ‘이두나!’, ‘택배기사’, ‘사냥개들’, ‘D.P.2’,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이 해당한다.
이처럼 네이버웹툰 IP를 OTT 등이 활용해 2차 콘텐츠 만들어내면 네이버웹툰은 라이선스 비용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2차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이용자들이 다시 네이버웹툰의 해당 작품을 보는 ‘역주행’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의 IP 사업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지난해 IP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31.4% 증가한 1억83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글로벌 IP 프랜차이즈가 되고자 하는 이유다.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확보한 자금을 조달해 웹툰·웹소설 IP를 2차 활용하는 사업의 글로벌 확장이 용이해진다.
네이버웹툰이 이미 구축한 웹소설, 웹툰, 영화의 IP 밸류체인은 이 같은 사업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웹툰 영어 서비스를 시작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2016년 미국에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2020년에는 이를 본사로 지정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사업에 방아쇠를 당겼다. 2021년에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영상제작사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네이버웹툰이 미국에서 발굴한 웹툰 ‘프리킹 로맨스’와 ‘그레모리랜드’, ‘로어 올림푸스’ 등은 이미 할리우드에서 영상화 작업을 논의하고 있다.
김준구 대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우리의 목표는 향후 10년 간 가장 큰 히트를 할 IP 프랜차이즈를 웹툰에서 발견하고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도 “네이버웹툰은 온전히 디지털에서 수많은 우리 창작자들의 IP를 전 세계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수익성 개선은 네이버웹툰이 안고 가야 하는 과제다. 지난해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은 12억8270만 달러(약 1조 7840억 원), 영업손실은 3636만 달러(약 50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영업손실은 (1억1472만 달러, 약 1590억 원) 줄어들었으나, 흑자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로 확장하려는 목표인 만큼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빅테크 구글, 애플, 아마존 등도 위협적인 존재다.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은 스토어에서 수수료를 높이며 견제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마존과 애플은 지난해 직접 웹툰 서비스를 출시했다. 네이버웹툰 역시 증권신고서에 “애플 또는 구글이 네이버웹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수정할 수 있다”고 기재하며 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