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ㆍ리조트ㆍ쇼핑 연계 '낙수효과' 기대…VIP 유치 이벤트 진행 중
국내 카지노업계가 일본 최대 명절인 오봉(8월 13일~8월 16일)과 중국 국경절(10월 1일) 등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고 외국인 손님 맞이 채비에 나서고 있다. 가성비 중심인 최신 여행 트렌드와 달리 카지노 방문객들은 여전히 '관광업계의 큰 손'으로 불리고 있어 복합리조트를 앞세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VIP 디너쇼, 현지 모객 이벤트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3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방한객은 628만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81.1% 늘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90%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상위 5개국을 살펴보면 일본인 관광객이 26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224만 명), 미국(163만 명), 대만(103만 명), 베트남(60만 명)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에 따라 국내 카지노 방문객 수(206만 명)도 연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카지노 중 강원랜드를 제외한 17곳은 외국인 전용 객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카지노 매출 대부분이 관광외화수입과 직결되는 이유다. 지난해 국내 카지노를 통해 거둬들인 외화수입 규모는 총 10억7000만 달러로 1년 전(5억5000만 달러)보다 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각사 별로 차이는 있으나 주요 카지노 업체 실적은 대체로 순항 중이다. 국내 카지노 점유율 1위이자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파라다이스의 1~5월 카지노 매출액은 36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고 있는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누적 매출액 규모도 1년 전보다 210% 이상 개선된 1175억 원을 기록했다.
관건은 이같은 성장세가 얼마 동안 지속될 수 있느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었던 최근 3년과 비교하면 개선세가 뚜렷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절대적인 데다 향후 5년 내 아시아 시장에서의 카지노 시장 경쟁 구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이르면 2029년 중 오사카 유메시마 인공섬에 15만 평 규모의 카지노가 문을 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의 경우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관광 인프라가 풍부해 양국 간 카지노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외국인 유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동북아허브' 인천국제공항이 인접한 인천 영종도에는 카지노와 숙박, 쇼핑, 공연 등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대형 복합리조트들이 모객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세가사미와 합작해 일본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파라다이스시티가 터를 잡았고 동양 최대 규모를 표방한 인스파이어가 후발주자로 나서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인스파이어는 현재 1단계 공사를 완료한 상태로, 2046년까지 총 4단계에 걸쳐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카지노 8곳이 소재한 제주지역 역시 해외직항 확대에 따른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주 3회 제주-일본 도쿄 항공편이 오가고 있다. 7월부터는 제주-중국 베이징 노선이 하루 1차례 운항된다.
외국인 VIP 고객 유치를 위한 각사별 마케팅도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를테면 소수의 외국인 VIP 고객을 초청해 비공개 디너쇼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여행사 등과 협업을 통해 해외 현지에서 카지노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판매해 고객을 유입시키는 방식 등이다. 이밖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한류스타들을 카지노 모델로 적극 기용해 현지 공항이나 택시, 옥외광고 등에 노출시켜 'K-카지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한 카지노 관계자는 "대체로 직장 내 여름휴가가 성수기인 국내와 달리 일본인 관광객들은 오봉절이 있는 8월 중순, 중국 관광객들은 10월을 전후해 한국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카지노의 경우 주 고객이 소수의 VIP 고객이다보니 이들의 취향에 맞춘 프로그램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최근 트렌드가 카지노 뿐 아니라 여러 경험이 가능한 복합리조트 추세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