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암 찾는다?…K바이오, ‘AI 암 진단’ 각축전

입력 2024-06-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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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질병 진단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질주에 가속도가 붙었다. 가장 수요가 큰 것으로 알려진 암 진단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K바이오가 얼마만큼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25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AI를 통한 암 진단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억9390만 달러(약 2600억 원)로 추산된다. 아직은 개화 단계지만 연평균 26.3%의 빠른 속도로 불어나 2030년에는 9억9610만 달러(약 1조38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은 AI 암 진단 솔루션의 국내외 허가를 잇달아 받으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라이프시맨틱스는 피부암 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SW) ‘캐노피엠디 SCAI’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25일 밝혔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피부암 의심 환자의 피부 병변을 촬영, 피부암 여부를 감별하는 의료 AI 솔루션이다. 합성곱 신경망(CNN) 계열의 이미지 처리 기술을 활용해 악성 및 양성 종양을 세부적으로 분류한다. 앞으로 6개 의료기관에서 안전성과 유효성, 사용성을 검증해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피부암 발병률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국내 피부암 발생률은 최근 10년간 두 배로 늘었다. 특히 악성 흑색종은 전이가 빠르고 육안 진단이 어려워 피부암 사망자의 약 65~75%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이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제이엘케이는 AI 전립선암 진단 솔루션 ‘메디허브 프로스테이트(MEDIHUB Prostate)’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승인을 받았다고 24일 공시했다. 510(k)은 FDA가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제도다.

전립선암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국내 발병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여러 종류의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한 후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에 난이도가 높고 판독 시간도 오래 걸린다. 메디허브 프로스테이트는 AI로 다중 매개변수 전립선 MRI를 복합적으로 분석해 전립선특이항원(PSA) 밀도와 바이오마커(생체지표)인 PI-RADS(Prostate Imaging Reporting and Data System) 등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미국 전립선암 진단 시장 침투를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해 이르면 연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전립선 외에도 폐, 유방 및 뇌졸중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허가를 시작으로 미국 진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닛은 미국 내 2000개 유방암 검진기관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의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볼파라 고객에게 유방촬영술 AI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Lunit INSIGHT MMG)’를 판매할 계획이다. 유럽과 중동, 중남미,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AI를 기반으로 유방촬영술(Mammography) 내 유방암 존재 여부를 검출하는 제품이다. 유방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97%의 정확도로 검출하고, 의심 부위의 위치 정보와 의심 정도를 수치로 표기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한다. 2021년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선정돼 올해 3분기부터 최대 5년간 비급여로 의료현장에 선진입한다.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은 비급여 상한액의 제한이 없으며, 향후 신의료기술 평가를 거쳐 건강보험에 정식 등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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