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지법인이 나몰라라…이마트24, 싱가포르 사업 철수 위기

입력 2024-06-26 05:00수정 2024-06-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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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돌연 영업 중단 후, 3개월째 ‘무소식’

구글지도엔 폐업…현지법인 묵묵부답
MF 계약의 단점 드러난 대표적 사례
업계 “싱가포르서 영업 더는 못할 듯”

편의점 이마트24의 싱가포르 전 점포가 3개월째 영업을 중단, 사실상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본사인 현지법인의 ‘묻지마 영업’이 단초가 돼, 애먼 이마트24만 피해를 보게 됐다.

2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마트24의 싱가포르 1호점 주롱포인트점을 비롯해 2호점 넥스몰점, 3호점 38마가렛마켓점 등 총 3개 점포는 현재 모두 영업중단 상태다. 올 3월 돌연 영업을 중단한 이후 휴업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폐점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 지도에도 이마트24 주롱포인트점과 38마가렛마켓점은 ‘폐업’, 넥스몰점은 ‘임시휴업’ 상태로 나온다. 이마트24와 MF 계약을 맺은 현지법인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게시물이 전혀 올라오지 않고 있다. 편의점 영업 재개 질문과 폐업 이유 관련 고객 질문에도 댓글이 없다.

앞서 이마트24는 2022년 현지법인 ‘이마트24싱가포르 단독 유한회사(Pte. Ltd.)’와 MF 계약을 맺고 싱가포르 진출을 공식화했다. 그해 12월 싱가포르 1호점과 2호점을 잇달아 열었고, 작년 7월에 3호점을 열며 개점에 날개를 다는 듯했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SNS에 싱가포르 현지 이마트24 매장 사진을 게재할 정도로 그룹의 기대도 컸다.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하지만 3호점을 연 지 1년도 되지 않아, 돌연 현지법인이 3개월 넘게 편의점 영업을 중단하면서 업계는 “사실상 사업 철수”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마트24 현지법인이 최근 ‘직원 임금체불’ 문제로 인해 정부 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 장사가 여의치 않아 근무하던 직원들도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MF 운영 법인이 아예 운영을 접었다는 것은 사업을 철수한 셈”이라고 했다.

업계는 이번 사례가 MF 방식의 단점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마트24의 의지가 아닌 MF 운영사인 현지법인의 결정에 따라 사업이 중단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MF는 가맹사업자가 직접 해외진출하는 대신 현지 회사에 브랜드 사용 권한, 점포 개설 등 운영을 맡기고 로열티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초기 투자비가 적고 현지 시장동향, 법률분쟁, 상권 분석 등 국내 사업자가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를 현지법인을 통해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마트24처럼 ‘묻지마 운영 중단’을 해도 MF 현지법인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

이런 문제로 인해 국내 편의점사들은 해외 MF 계약 전 많은 공을 들인다. 업계 관계자는 “MF 현지법인이 어느 정도 점포 전개가 가능한지 등 현지 경영 역량을 다각도로 살펴봐야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GS리테일이 말레이시아에 GS25 진출 직전 결국 MF 계약을 맺지 않은 것도 현지법인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싱가포르 사업 철수는 확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싱가포르 이마트24 점포들은 MF 현지법인 사정으로 휴업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운영 정상화를 위해 현지법인과 지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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