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미터 GAA 공정 수율 끌어 올려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에선 기존 고객사들과의 네트워킹 강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사 확보를 위한 투자·지원 등의 노력도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부원장은 “당장의 이익을 위해 기존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며 “유망한 팹리스 스타트업을 발굴해 저렴한 가격에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넓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도 국내 팹리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 범위와 규모를 더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MPW는 웨이퍼 한 장에 다수의 프로젝트 칩 설계물을 올려 시제품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제품 개발 방식이다. 팹리스는 자체적인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에 파운드리에 시제품을 생산해보는 과정이 필수다. 다만 비용이 많게는 수만 달러에 달해 규모가 작은 기업들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업 딥엑스는 하반기 삼성 파운드리의 5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을 활용해 로봇과 보안 시스템에 특화된 차세대 솔루션 ‘DX-M1’을 양산한다. 딥엑스는 앞서 2022년 해당 칩에 대해 삼성 파운드리의 MPW 서비스를 지원받은 바 있다. 결국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가 성공해 고객으로 정착하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MPW 지원 서비스를 전년 대비 3회 증가한 32회를 제공한다.
이 부원장은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의 비용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단순히 미래 고객사 확보 차원뿐만 아니라 국내 팹리스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라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안정적인 수율 확보와 차세대 메모리 개발 역시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현재 삼성전자 3㎚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공정 수율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2㎚, 1㎚로 빠르게 전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원하는 턴키 솔루션을 위해서는 수율을 올리는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업계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기 때문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후속 버전 등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논의도 깊이 있게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