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26일 한국씨티은행의 선순위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금융사업부문의 단계적 폐지에 따라 시장지위력이 하락하는 점을 반영하면서다. 이번 등급 하향으로 신용등급 전망도 한 노치(Notch) 낮아졌다.
은행이 기업금융 중심으로 수익 모델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여신은 소폭 증가했지만, 가계여신과 일부 중소기업 여신은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말 은행의 총여신 및 예수금은 각각 11조5000억 원, 18조2000억 원으로 소비자금융 폐지 발표 시점인 2021년 말 대비 51%와 35%씩 감소하였다.
총자산 기준 시장점유율 역시 2021년 말 1.4%에서 2024년 3월 말 1.1%로 하락하는 등 시장 지위 약화가 지속하고 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기업금융 중심의 수익 모델 하에서 외형 성장을 크게 동반하지 않는 비이자이익 확대를 추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의 외형 및 여수신기반의 약화에 따른 시장지위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이자이익 규모도 감소할 전망이다. 여신 잔액의 감소세와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순이자마진 하방압력을 고려할 경우 이자이익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 환경에 따라 비교적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는 유가증권이익, 외환파생이익 등 비중이 높아지는 점은 이익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등급은 모그룹인 씨티그룹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과 유사시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자체신용도 대비 2 노치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한국씨티은행은 뉴욕본점과 외화차입약정을 맺고 5억 달러의 차입액과 20억 달러의 미사용약정액을 보유하고 있다. 나신평은 향후 기업금융부문 중심의 수익구조 개편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