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ㆍ김훈ㆍ이해인 신작 나와…그들은 '왜' 여전히 읽히나

입력 2024-06-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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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정치비평서…야권 성향 독자들의 지지
김훈의 '단문'과 이해인의 '단상'…가독성 높아
"빠른 호흡에 익숙한 젊은 독자에게도 소구력"

▲책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표지 (생각의길)

유시민, 김훈, 이해인 등 출판계의 오래된 강자들이 이달 한꺼번에 책을 냈다. 특히 유시민의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은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27일 도서ㆍ출판계에 따르면, 예스24 6월 4주 종합 베스트셀러에서는 유시민의 신작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눈길을 끌었다.

유시민은 이 책에서 윤석열 정부의 탄생을 '정치적 사고'로 명명한다. 그는 "표를 준 유권자들도 그가 이토록 무지하고 무능하고 포악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라며 "윤석열은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와 같다. '의도'가 아니라 '본성'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다"라고 지적했다.

한 출판 관계자는 "유시민 작가는 주로 글쓰기, 여행, 역사 소재로 책을 썼다. 방송에서만 정치 비평을 했는데, 이 책은 그의 본격 정치 비평집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라며 "현 정부에 불만을 품고 있는 등 야권 성향의 독자들에게 크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책 '허송세월' 표지 (나남)

이런 가운데 김훈의 신간 '허송세월'이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4위 및 에세이 분야 1위에 올랐다. 이달 초 출간 이후 매주 2배 이상 판매량이 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집계 결과, '허송세월'은 출간 2주차(6월 13~19일)에 약 2배(104.8%), 출간 3주차(6월 20~26일)에 약 2.3배(136.3%) 정도 판매가 증가했다.

혀가 빠지게 일했던 세월도 돌이켜보면 헛되어 보이는데, 햇볕을 쪼이면서 허송세월할 때 내 몸과 마음은 빛과 볕으로 가득 찬다. 나는 허송세월로 바쁘다.

김훈은 이 책에서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을 절제된 감정과 특유의 단문으로 풀어냈다. 그의 글을 쉽지만 깊고, 묵직하다. 문장의 필수 성분인 주어와 동사, 목적어만으로 마음의 풍경을 곡진하게 그려낸다.

가령 햇볕과 엄마라는 명사만으로 어린 시절의 따스함을 환기한다. 그는 "햇볕 속에서 하루 종일 놀다가 저물어서 집에 돌아오면 엄마는 '네 머리통에서 햇볕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햇볕에 냄새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엄마의 말을 믿었다"라고 적었다.

또 이 책의 첫 문장은 '핸드폰에 부고가 찍히면 죽음은 배달상품처럼 눈앞에 와 있다'이다. 곧 산수(傘壽)에 다가서는 그가 지나간 세월을 어떻게 돌아보는지에 방점이 찍힌 책이다.

▲책 '소중한 보물들' 표지 (김영사)

이해인의 신간 '소중한 보물들'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언제나 작은 희망을 노래하고, 꽃과 바다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며, 연대와 사랑의 실천을 강조하는 이해인의 수녀원 입회 60주년 기념 단상집이다. 시와 수필 사이의 짧은 글들로 이뤄져 있다.

오늘을 살아간다는 건 결국 순간 속 영원을 호흡하는 것이다. 언젠가 지상의 여정을 마쳐야 함을 시시로 절감하며 겸손해지는 것이다. 유한한 인간은 무한한 사랑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그는 망설임 없이 "동화를 쓰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해인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어린 왕자' 같은 동화를 써보고 싶은데, 능력이 없어서 이루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출판계 관계자는 "김훈과 이해인은 팔순에 가까운 나이지만, 문장은 젊고 산뜻하다. 두 사람의 가장 큰 강점은 잘 읽힌다는 데 있다. 김훈의 단문과 이해인의 단상은 어쩌면 빠른 호흡에 익숙한 젊은 독자에게도 소구력이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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