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급발진 가능성은 0에 가까워…브레이크 밟는 모습 영상에 나와"

▲시청역 교차로 대형교통사고로 도로 통제 중 (연합뉴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 교수가 "시청역 사고 영상을 보면 속도를 낮춰 정지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급발진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염 교수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급발진일 경우 보통 브레이크를 밟으려 해도 딱딱해져 밟기 어렵다"며 "그래서 보통 가속이 계속 붙어 차량이나 보행자를 피하다가 구조물에 받혀서 속도가 멈추게 된다. 심지어 멈출 때도 속도 때문에 차량이 돌거나 전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사고 영상을 보면 속도를 서서히 낮춰 정확하게 정지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만일 급발진이었다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다 구조물에서 섰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 원인을 묻자 염 교수는 "운전자의 부주의나 실수로 원인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차량이 역주행으로 도로에 진입한 상황인데 가능성이 여러 가지가 있다"며 "역주행으로 진입하자 당황해서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헷갈렸을 수도 있다. 동승자가 있다고 했는데 과거 사건을 보면 동승자와 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정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답했다.

피의자가 68세로 알려지며 고령 운전자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염 교수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계속 증가하는 건 사실이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20% 정도 되는데 1년 전보다 많이 증가한 것"이라며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제도를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 반납률은 2%밖에 안 된다. 때문에 야간, 고속도로 금지나 속도 제한 등의 조건을 거는 조건부 면허제도 정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앞서 전날 밤 9시 30분께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역주행하던 차량이 인도를 덮쳐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음주운전 혐의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현재 급발진을 주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