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아파트 거래량이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르고, 거래량도 2021년 수준을 회복하자 경기지역 역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경기지역에선 과천과 성남 등 핵심지 청약시장에 수만 명의 청약자가 몰리는 등 시장 온기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3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5월 경기 아파트 매매량은 1만156건으로 3월 1만128건을 넘겨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거래량은 지난 2021년 8월 1만3479건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이 남은 6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으로 8476건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6월 거래량은 1만6000건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3월 이후 우상향 중이다. 3월 1만128건을 기록한 뒤 4월 9841건으로 1만 건 이하를 기록했지만, 5월 재차 1만 건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거래량 1만 건 이상을 기록한 달이 한번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거래량 증가세는 매우 가파른 셈이다.
경기지역 아파트 수요 증가에 핵심지 매물 감소세도 뚜렷하다. 부동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 매물증감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일 기준) 동안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경기 과천시로 9.5% 줄어든 653건으로 집계됐다. 2위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8.1% 감소한 4765건으로 조사됐다. 3위는 서울 용산구로 6.2% 줄어든 1761건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아파트값도 핵심지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인다. 과천과 분당, 용인, 동탄 등 경기 핵심지에선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형은 5월 24일 18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3월 같은 평형이 17억 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1억2000만 원 올랐다. 하남 ‘감일스타힐스’ 전용 84㎡형은 지난달 10일 직전 신고가보다 1300만 원 오른 10억5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이렇듯 경기지역 내 구축 몸값이 오르자 새 아파트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453가구 모집에 10만3513명이 접수했고, 성남 수정구 ‘산성역 헤리스톤’ 620가구 모집에는 1만8952명이 몰렸다. 이 밖에 경기 용인시 처인구 ‘힐스테이트 용인고진역D1블록’ 전용면적 59㎡형 분양권은 4억4260만 원 신고가에 거래되는 등 분양권도 강세를 보였다.
이런 경기지역 아파트 강세는 서울 아파트 시장 강세장의 온기가 확산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서울은 이미 주요 지역에서 아파트 전고점 회복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량 역시 5월 기준으로 2021년 8월 이후 최대치인 5182건을 기록하는 등 강한 반등세를 보인다. 부동산원이 집계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 기준으로는 지난달 넷째 주까지 13주 연속 올랐다. 반면 경기지역 아파트값은 지난달 첫째 주부터 올라 4주 연속 상승 중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수도권 전체로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과천이나 성남 등에선 청약 경쟁률도 가파르게 오르는데 이는 집값 상승에 전셋값 상승 영향까지 더해져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약시장이 과열되면 실수요자의 기준 구축 단지 수요가 늘어나고,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순환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