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대이변...2차 투표서 ‘反 극우’ 좌파연합 1당 차지

입력 2024-07-0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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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서 극우 국민연합 3위로 관측...마크롱 범여권은 2위
극우 저지 성공했지만 향후 국정운영에는 여전히 물음표

▲7일(현지시간) 프랑스 총선 2차 투표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집회 참가자들이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프랑스 국기를 들고 있다. 파리(프랑스)/AFP연합뉴스

프랑스 총선에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극우 국민연합(RN)이 반(反)극우 연대에 가로막혀 3위로 밀려났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엘라베는 출구조사 결과 전체 하원 의석 577석 중 좌파 연합이 182~19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주축으로 한 범여권은 157~163석을, RN은 136~14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여론조사기관 IFOP가 예측한 최종 결과도 좌파 연합이 180∼205석으로 1당, 범여권이 164∼174석, RN이 120∼130석으로 관측돼 수치만 차이가 날 뿐 예상 득표 순위는 같았다. 공화당과 기타 우파는 60∼65석, 기타 좌파 진영은 10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에 치러진 1차 선거에서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이 선전했는데 2차 투표에서 판세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1차 투표 결과 RN과 그 연대 세력은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좌파 연합은 28%, 범여권은 20% 득표에 그쳤다.

WSJ은 이번 출구 조사 결과에 대해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 연합과 범여권에서 RN을 저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것이 2차 투표 반전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분석했다.

좌파연합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과 마크롱의 범여권 진영은 2차 투표에서 RN 소속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을 설정하기 위해 수백 명의 후보를 단일화하면서 유권자 결집에 합의했다.

극우 세력의 의회 장악을 저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결집한 것도 2차 투표의 대이변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축구 국가대표 주장 킬리안 음바페, 유명 팝가수 아야 나카무라, 배우 마리옹 코티야르를 비롯해 프랑스 역사학자 1000명은 언론 호소문을 올리며 RN 반대투표를 촉구했다.

문제는 총선 이후 국정 운영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히 남게 됐다는 점이다. 2027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집권할 것이라고 공언한 마크롱은 이제 극우 세력을 몰아내자는 목표 외에 교집합이 없는 좌파연합과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실제로 신민중전선은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 개혁에 상당 부분을 철회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출구 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명히 거부했다”면서 “‘국민의 과반수가 극우 세력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서는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출구 조사 발표 후 아탈 총리는 사의를 표명했다.

르펜은 프랑스 TF1 방송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대통령과 극좌의 부자연스러운 동맹이 아니었다면 RN이 절대 과반이었을 것”이라며 “(극우의) 조수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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