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스톤 가문이 88년간 보유한 경영권 엘리슨으로 넘어가
억만장자 오라클 공동 창업자 아들
2006년 스카이댄스 창업해 능력 입증
미국 전통의 미디어 대기업 파라마운트가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합병돼 미디어계 신예 41세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파라마운트 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스카이댄스와의 합병에 동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배주주 샤리 레드스톤(70) 회장이 포함된 파라마운트의 전체 이사회도 이번 거래를 곧 승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레드스톤 회장의 가족회사인 ‘내셔널어뮤즈먼트’는 파라마운트의 의결권을 가진 주식 약 77%를 보유했다.
아직 서명 절차가 남았으며 공식 발표는 이르면 8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은 규제 기관의 검토 절차가 필요함에 따라 최종적으로 완료되기까지는 몇 달이 더 걸릴 전망이다.
스카이댄스가 내셔널어뮤즈먼트를 17억5000만 달러(약 2조4300억 원)의 지분 가치로 인수한 후 스카이댄스와 파라마운트 간의 합병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레드스톤 가문이 88년간 보유했던 파라마운트의 경영권은 이제 엘리슨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가 파라마운트를 품에 안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앞서 스카이댄스는 내셔널어뮤즈먼트에 현금 17억 달러(약 2조3600억 원) 지급 등을 포함해 인수 합의를 이끌어냈으나 파라마운트 이사회 측의 갑작스러운 반대로 막판에 무산된 것으로 지난달 전해졌다. 또 미국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도 인수에 뛰어들었고, 일본의 소니그룹이 투자회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손잡고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파라마운트는 ‘대부’, ‘타이타닉’ 등 전설적인 영화로 유명한 영화제작사 파라마운트픽처스를 비롯해 MTV, CBS방송 등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 그룹이다. 최근 누적된 적자로 합병이 추진돼 왔다.
스카이댄스는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래리 엘리슨의 아들인 데이비드 앨리슨이 2006년에 설립했다. 대학 중퇴자인 엘리슨은 아버지가 물려준 현금으로 회사를 세워 단기간에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대형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사로 키웠다. ‘탑건: 매버릭’, ‘스타트렉 다크니스’ 등이 대표작이다.
이번 합병으로 할리우드에 새로운 미디어 자이언트가 탄생한다. 또 엘리슨이 신규 합병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주요 미디어 그룹 중 가장 젊은 대표 중 한 명이 된다. 단 넷플릭스ㆍ아마존 등 스트리밍 기업의 가파른 확장세, 케이블 콘텐츠 서비스의 쇠퇴, 영화 관람 감소, 스포츠 중계비 급증 등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