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평균 매맷값 12억 원 고지를 7개월 만에 재탈환했다. 반면 빌라(연립·다세대 주택) 몸값은 제자리걸음을 지속하면서 아파트 매맷값과 차이는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은 2021년 집값 폭등 시기와 맞먹는 수준을 기록 중이고, 거래량도 급증하면서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한 만큼 서울 아파트값 독주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KB부동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맷값은 12억218만 원으로 집계됐다. KB부동산 기준으로 올해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2억 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12억39만 원 이후 7개월 만이자 올해 처음이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2022년 11월 당시 최고 12억8220만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우하향했고, 올해는 5월까지 줄곧 12억 원을 밑돌았다.
이런 서울 아파트값 강세와 달리 빌라 몸값은 수요 부진으로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서울 평균 빌라 매맷값은 3억2902만 원으로 5월 3억2899만 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빌라값은 2022년 12월 3억3029만 원을 기록한 이후, 18개월 연속 3억2000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와 빌라 몸값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와 빌라 평균 매맷값 차이는 3.7배로, 1년 전(2023년 6월) 3.6배 대비 차이가 확대됐다. 반면 이 기간 전국 평균 아파트값과 빌라값 차이는 2.3배로 같았다. 6개 광역시만 떼놓고 봐도 최근 일 년 동안 1.5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최근 서울 아파트값 회복세는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년 기준으로 강북지역 14개 자치구의 아파트와 빌라값 차이는 2.96배에서 2.98배로 소폭 확대에 그쳤다. 반면 강남 11개 자치구에선 4.11배에서 4.2배로 강북보다 아파트와 빌라값 격차가 더 큰 폭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서울 빌라값이 큰 폭의 변동을 보이지 않은 만큼 아파트값 상승 폭 차이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기간 강남과 강북지역 빌라값은 모두 1% 미만의 가격 변동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파트값 상승 폭은 희비가 엇갈렸다. 강남 11개 자치구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14억1896만 원에서 지난달 14억5226만 원으로 2.3%(3330만 원) 올랐다. 반면 강북 14개 자치구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9억1990만 원에서 9억2440만 원으로 0.5%(451만 원) 상승에 그쳤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비아파트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이어지는 만큼 아파트와 빌라 매맷값과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