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펀드시장 자금이 해외주식형 펀드에 몰린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펀드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69조5000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말 대비 98조1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전통자산에 투자하는 주식형(18조6000억 원)과 채권형(18조7000억 원) 펀드의 성장이 두드러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주식형 펀드에 7조9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순자산총액은 전년 말 대비 39.4% 증가한 56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 반도체주의 가치가 크게 오른 데다,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가 비교적 연착륙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견조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는 14조4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돼 순자산총액이 전년 말 대비 13.1% 증가한 149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에 따라 국내 금리 인하 전망이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공모펀드의 성장은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도했다. 거래 용이성과 낮은 판매보수가 장점인 ETF로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된 셈이다.
실제 주식형 및 채권형 공모펀드는 2020년 말 대비 순자산총액이 각각 35조4000억 원(49.0%), 24조7000억 원(74.1%) 성장했는데, 대부분 ETF가 성장을 견인했다. ETF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주식형 공모펀드는 2조 원 수축했고, 채권형 공모펀드는 1조3000억 원 소폭 증가하는 등 성장이 정체됐다.
주식형 ETF에서도 해외주식형의 자금 쏠림 현상은 두드러졌다. 올해 6월 말 해외주식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28조3000억 원으로, 주식형 ETF에서 41%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020년 말 1조6000억 원으로 비중이 약 5%에 불과했던 것과 대조된다.
또 투자자들은 여전히 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 등)을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위주로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릭금은 원리금보장형이 333조3000억 원으로 약 87.2%를 차지했고, 실적배당형은 49조1000억 원(12.8%)에 불과했다.
이창화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부동산 본부장(전무)은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및 자본시장 밸류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협회는 정부와 함께 국민재산 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