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바나나맛우유’…당시 고급과일이던 바나나 넣어 인기
모양은 한국 전통 달 항아리서 영감
2004년 미국 수출...중국서도 '불티'
빙그레 ‘바나나맛우유’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과거 고급 과일로 대접 받던 바나나를 활용, 맛과 영양을 동시에 갖춘 국내 가공우유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
10일 빙그레에 따르면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6월 탄생했다. 출시 이후 가공유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차지, 지금도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바나나맛우유는 국내 바나나우유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개수는 약 95억 개를 돌파했다. 하루 평균 80만 개씩 팔리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1970년대 정부의 낙농업 육성을 위한 우유소비 장려 정책에 따라 개발됐다. 당시 정부가 우유 소비를 적극 장려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흰 우유에 대해 정서적·신체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여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빙그레의 전신인 대일유업은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우유 개발을 고민했고, 당시 고급 과일이던 바나나를 우유에 넣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바나나맛우유가 꾸준히 인기를 누린 것은 지금껏 한 번도 바꾸지 않은 배불뚝이 모양의 달 항아리 용기가 큰몫을 했다. 일부 마니아들은 편하게 ‘뚱바’(뚱뚱한 바나나맛우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당시 우유 용기의 주류였던 유리병과 비닐팩 등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지금의 폴리스티렌 용기로 만들어졌다. 용기 모양은 한국 고유의 전통 달 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었다. 마실 때 용기를 약간 기울이더라도 내용물이 흐르지 않도록 입구 부분에 턱을 만들고, 바나나 원물의 노란색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반투명으로 제작했다. 빙그레는 2016년에 바나나맛우유 용기 모양을 상표권 등록까지 했다.
바나나맛우유의 인기는 해외까지 확산되고 있다. 2004년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30여 개 국가에 판매 중이다. 바나나맛우유는 2008년 진출한 중국에서 특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진출 초기 중국은 우유 시장이 작고 가공유 시장은 거의 형성되지 않아 바나나맛우유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편의점, 백화점 등 유통망을 늘리고 소비자 접점을 넓힌 전략이 주효했다. 빙그레는 중국에서 로손,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접촉했고 약 6개월간 협상 끝에 로손에 초기 50박스를 납품했다.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100박스, 그 다음주 1000박스 등 주문 물량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후 빙그레의 생산량이 중국의 주문을 따라가지 못해 결국 같은 해 생산 설비까지 늘렸다.
빙그레는 올해 수출국을 늘리는 한편 주요 유통 채널 입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50주년을 맞아 국내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도 기념 패키지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바나나맛우유는 50년 세월 동안 국내 대표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고객의 큰 사랑을 받아,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며 “항상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브랜드로 다가가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