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손실 ‘마진콜’ 사태 빌 황…10개 사기혐의 유죄평결

입력 2024-07-1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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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속이고 거액 차입한 혐의
파생상품으로 투자 주식 주가 조작
NYT “교도소에서 여생 보낼 수도”

▲마진콜 사태 주범으로 재판을 받아온 한국계 미국인 빌 황이 1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고 나서 법원을 나가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파생금융상품 ‘마진콜’ 사태로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 손실을 낸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유죄평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11개의 사기 혐의 가운데 10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배심원단은 빌 황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 설립자의 마진콜 사기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12명의 배심원단은 빌 황에 대해 “11가지의 사기와 공갈 혐의 가운데 10가지 혐의가 유죄와 연결돼 있다”고 평결했다.

황 씨는 2021년 3월 미국은 물론 국제 금융계를 흔든 마진콜 사태 사건의 핵심 피고다.

‘마진콜(Margin Call)’이란 선물 거래 중개사가 선물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증거금에 반영하고, 손실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해 유지 증거금이 부족할 경우 고객에게 증거금을 채워 넣도록 요구하는 일이다.

그가 설립한 아케고스는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와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보유 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그러나 아케고스가 자금을 빌려 투자한 주식이 급락하게 되자,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전체 손실액은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당국은 집계했다.

미국 검찰은 2022년 황 씨를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했다. 금융회사를 속여 거액을 차입한 다음 이를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에 투자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였다.

이에 대해 황 씨 측은 “일반적인 차입(레버리지) 투자 기법일 뿐, 투자과정에서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맨해튼 형사법원은 10월 28일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로이터는 피고인들이 각 혐의에 대해 최대 20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검은 양복을 입고 법정에 앉아 있던 황 씨는 여생을 교도소에서 보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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