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영향권 들 수도...일부 철강 멕시코 통해 미국에 수출
미국 정부가 중국 등 다른 국가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을 멕시코를 통해 무관세로 우회 수출하는 것을 차단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소재와 제품이 멕시코나 캐나다, 미국에서 제강되지 않은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제강(melt and pour)은 쇳물로 철강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번 조치는 제3국에서 만든 철강 소재를 멕시코에서 추가로 가공해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로 멕시코와 함께 결정됐다.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미국에서는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멕시코가 중국의 우회 수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이지만, 한국도 일부 철강 제품을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또 중국과 러시아, 이란, 벨라루스 등에서 제련된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수출된 알리미늄에도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들은 이날 즉각 발효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멕시코를 통해 약 380만t의 철강을 수입했는데, 이 중 13%가 북미 지역 밖인 제3국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알루미늄의 경우 10만5000톤(t)을 멕시코에서 수입했고, 이 중 6%가 제3국산이었다.
미국의 전체 수입량에 비해 많지 않아 당장 영향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급증할 가능성을 대비하려는 조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중국 철강산업이 미국 시장에 제품을 쏟아붓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입업체들은 미국 세관 당국에 철강과 알리미늄이 멕시코산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수입 원산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