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겼고, 또 이길 것”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으로 말실수
대선 후보 사퇴 압력을 받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선거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다.
CNBC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 내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에 가장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난 그(도널드 트럼프)를 한번 이겼고, 또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청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열렸다. 이를 통해 전 국민 앞에서 건재한 모습을 보이며 고령 논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하는 전략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단독 기자회견은 나토 정상회의 성과보다는 대선후보 사퇴론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그는 취재진의 사퇴론에 대한 계속된 질문에 “난 계속 뛰기로 했다”면서 적극적인 유세를 통해 지지자들이 가진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설과 관련해 해리스가 대선후보가 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할 경우 승산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녀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답변하는 과정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선거 캠프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잘 상대할 것이라는 데이터를 들고 오면 후보 사퇴를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그런 말은 없었다”면서 “그들(선거캠프)이 와서 ‘당신이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한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유권자의 우려에도 선거에 계속 남았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면 자신의 정치적 유산(legacy)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난 내 유산 때문에 출마한 게 아니다”면서 “내가 시작한 일을 끝내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동맹국들이 자신이 승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고령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인지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난 신경과 의사로부터 세 번의 중요하고 집중적인 신경 검사를 받았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과 의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다시 검사를 받겠다면서도 “내가 뭘 해도 누구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잦은 말실수와 어려운 정치적 입지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지위에 피해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이 회의(나토 정상회의)를 이끄는 과정에서 피해가 간 것을 본 적이 있느냐? 이보다 성공적인 회의를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