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목적 게임과 달라” 평가도…게임성 마케팅으로 봐야
넥슨ㆍ위믹스ㆍ엑스플라 등 국내 게임사는 대형 IP로 승부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웹3 게임 시장에서 탭투언(T2E)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탭투언은 게임보다는 관련 토큰 에어드랍에 방점이 찍힌 만큼 엄밀하게 게임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는 가운데, 국내 게임 업계는 게임 자체에 집중한 웹3 게임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14일 가상자산 및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웹3 커뮤니티에선 탭투언이 최신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탭투언은 간단하게 화면을 탭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출석체크나 미션수행, 대결 등 게임성이 가미된 형태의 앱이다. 참여 정도에 따라 프로젝트와 관련된 코인의 에어드랍에 필요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탭투언에는 대표적으로 캣티즌, 햄스터 컴뱃, 픽셀탭 등이 있다. 대부분이 귀여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게임에 가까워,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 텔레그램 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대표적으로 햄스터 컴뱃은 올해 3월 출시해 최근 이용자가 2억 명을 돌파할 정도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햄스터 캐릭터가 최고경영자(CEO)로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콘셉트의 게임으로, 조만간 톤 기반의 햄스터 컴뱃 토큰(HMSTR) 에어드랍을 예고한 상황이다.
픽셀탭을 개발한 픽셀버스 역시 톤 기반의 토큰(PIXFI)을 발행해 조만간 분배가 이뤄질 전망이다. 구체적인 분배 방식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캐릭터 육성법이나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한 방법들이 활발히 공유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탭투언이 게임이라기보단 마케팅 기법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들의 수준을 보면, 탭투언을 게임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면서 “게임성이 가미된 마케팅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보통 웹3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과 탭투언은 목적이 다른 것 같다”면서 “탭투언은 토큰 등을 얻기 위한 목적이 강한 반면, 국내 업계에서 목표로 하는 웹3 게임은 게임의 재미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화면을 탭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참여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탭투언의 선전이 최근 게임 업계에서 ‘방치형 게임’이 유행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웹3 게임이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으려면, 다양성이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면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대형 지식재산권(IP) 등을 통한 비교적 높은 수준의 게임에 도전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들은 대체로 대형 IP를 활용한 규모가 큰 게임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위메이드는 올해 3월 블록체인 기술이 포함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크로우 글로벌을 출시해 꾸준히 30만에서 40만 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 준비 중인 신작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미르 시리즈와 나이트크로우보다 개선된 토크노믹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넥슨의 블록체인 게임 자회사인 넥스페이스 역시 이달 1일부터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의 이용자 테스터를 모집하는 등 게임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별도의 토큰은 없지만, 게임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한편, 생태계에 기여한 이용자에게는 정도에 따라 보상을 지급해 ‘커뮤니티 중심’의 웹3 생태계를 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컴투스그룹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엑스플라 역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워킹데드: 올스타즈’ 등 대형 IP게임을 온보딩하는 한편, EA, 징가 등 대형 게임사 출신이 주축이 돼 개발 중인 ‘매드월드’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탭투언은 국내에서도 텔레그램 앱을 통해 간단히 참여가 가능하지만, 국내 게임사가 출시 혹은 준비 중인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여전히 국내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달 1일 모집을 시작한 메이플유니버스 테스트의 경우에도 국내 이용자는 모집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