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호조 vs 소비 침체 양극화
부동산시장 상황 한층 악화
주요 도시 중 91%, 6월 집값 하락
시장, 3중전회 기대감 낮아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4.7%는 최근 5개 분기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다. 시장 전망치 5.1%를 밑돌았을뿐더러 연초 정부가 제시했던 목표치인 ‘5% 안팎’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른 지표는 더 암담했다. 6월 산업생산은 5.3% 증가해 시장 전망을 웃돌았지만,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중국 경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잉 생산분을 해외로 떠넘기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지도부가 추진하는 소비 활성화는 참담한 상황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도 여전했다. 6월 주요 70개 도시 가운데 전월 대비 신규주택 가격이 하락한 곳은 전체의 91%에 해당하는 64곳으로 집계됐다. 5월보다 4곳이 줄었지만, 13개월 연속 과반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개발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택 개발 투자는 10.4% 줄었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택 건설 면적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성명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대외환경이 더 복잡해지고 불확실해졌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던 요인들이 과거보다 더 복잡해졌다”고 경기둔화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2분기 성장률 둔화는 기상 이변과 수해 등의 영향을 받았다”며 “또 내수 부족 문제 등 국내 순환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침체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상반기 고정자산 투자는 부동산 개발 투자를 제외하면 8.5% 증가했다. 민간투자도 부동산 개발투자를 제외하면 6.6% 증가했다”면서 주요 지표가 부진한 이유가 부동산에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하반기 전망에 관해선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국내에 여전히 어려운 도전이 많겠지만, 결국 발전을 촉진하고 지속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지도부는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날 3중전회에 들어갔다. 당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되지만,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대규모 부양책을 고대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지도부는 경기 대응 조치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경제성장률 발표에 앞서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당국이 연말까지 통화정책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