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중개사 문제로 주문 지연 및 오류 메시지 송출"
이달 11일과 12일 일부 증권사에서 미국 주식 주문 관련 오류가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증권사들은 미국 현지 브로커의 문제로 거래가 지연되거나 메시지가 잘못 송출된 것으로 파악 중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일 오전 KB증권과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등에서 해외주식 주문 처리에 장애를 겪었고, 12일 새벽에는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에서 ‘주문 응답지연’ 메시지가 송출되는 등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 발생 시간은 대체로 길지 않았고, 곧 복구됐으나 일부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12일 새벽 발생한 오류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발표를 연기한다고 공지한 시기와 겹치면서 급변하는 주가에 대응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했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한 투자자는 “주문 오류로 매도 대응이 늦어지면서 피해를 입었다”며 “증권사에 피해보상 신청을 해둔 상태인데, 같은 이슈로 접수된 건이 많아 답변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안내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오류들은 미국 현지 중개사에서 발생한 기술적 결함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KB증권 관계자는 “미국 현지 브로커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사의 연결 전용선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며 “이 때문에 약 20분간 주문 장애가 발생했고, 이후 완전히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지 중개사 회선 장애로 주문이 전량 취소가 됐었는데 다른 중개사로 주문이 들어가 거래상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미국 현지 브로커사에서 주문지연 오류 메시지를 잘못 송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현지 주식 시장 혹은 중개사 오류로 주식 거래에 장애가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미국 증시 전산오류로 버크셔 해서웨이, 뉴스케일파워 등 40여 개 종목의 주가 표시에 문제가 발생해 거래가 한동안 중단된 바 있다.
4월에는 주문량 폭주에 따른 미국 대체거래소(ATS)의 전산장애로 국내 증권사의 현지 주식 주간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거래소 혹은 브로커의 사정으로 주문 오류·지연이 발생하면서 발생한 손실은 보상처리가 어렵다. 외화증권거래 약관에는 대개 국내 증권사의 책임 있는 사유 없이 예탁 보관의 지연 또는 불능 발생 시, 국내 증권사가 책임지지 않음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9일 ‘전산장애 대응 프로세스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TF는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전산장애에 대한 사전 예방책과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운영체계와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