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는 곧바로 지수상승률의 두 배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ETF로 갈아탔다. 그는 “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에 상승에 베팅했다”며 “직장 동료 중 비슷한 투자를 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생은 한방”을 외치며 도박성 베팅을 주저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이 부쩍 늘었다.
18일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 따르면 상반기 인버스·레버리지 등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상품 투자 교육을 이수한 수강자는 5만65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반기(3만9949명) 대비 41% 급증했고, 1년 전(5만2819명)과 비교해도 4000명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금융투자협회의 1시간짜리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고, 기본예탁금 1000만 원을 증권사에 예치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시장의 과도한 투기수요 억제와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레버리지 ETF·ETN에 대한 기본 예탁금 및 투자자 사전교육 의무화’를 도입한 데 따른 조치다.
실제 개인들의 투자 동향만 봐도 ‘도박’성 투자성향을 엿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동안 삼성전자(9280억 원), 삼성SDI(3864억 원)에 이어 KODEX200선물 인버스 2X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들은 이 기간 해당 상품을 3975억 원 순매수했고, 연초 이후 범위를 넓혀보면 4011억 원까지 사들였다. 이달 11일 코스피 지수가 3거래일 연속 강세로 2900선까지 단 9포인트 남겨두고 마감한 날에도 KODEX 200선물 인버스 2X를 259억 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양대 시장 전체에서 순매수 상위 3번째다.
그러나 지수가 투자자들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연초 이후 KODEX 200선물 인버스 2X는 15.01% 하락률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변동성이 클수록 불리하게 작용한다. 장기보유가 불리하고 위험도가 높은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하는 상품이다”라고 조언했다.
정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