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등의 명곡을 남기며 소극장 '학전'을 통해 대학로 공연 문화 발전에 힘쓴 김민기 대표가 2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22일 학전은 김 대표가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고인은 1951년에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경기중학교와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미술대학에 진학해 회화학을 전공했다.
고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이자 공연 연출가이다. '가을 편지', '백구', '상록수', '작은 연못' 등 숱한 히트곡을 만들었다.
특히 '아침 이슬'은 가수 양희은이 부르며 범국민적 가요가 됐다.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망한 그의 염원이 이 곡에 담겼다. 1987년 민주항쟁 당시 군중들이 이 노래를 부르며 저항정신을 담은 가요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는 싱어송라이터로서 활약하는 동시에 극단 '학전'의 대표로 대학로 공연 문화 발전에 힘썼다. 고(故) 김광석을 포함해 윤도현, 정재일 등이 학전 출신이다.
특히 고인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연출가로서 2007년 독일 바이마르에서 괴테 메달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한국 공연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아동ㆍ청소년극을 연출하고,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등 아동ㆍ청소년들의 문화 향유에 앞장섰다.
1972년 그가 발표한 '작은 연못'은 대표적인 민중가요 중 하나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 상을 두 차례 수상한 그림책 작가 정진호가 이 노래를 바탕으로 그림책을 만들기도 했다. 이 외에도 '백구' 등의 노래가 그림책으로 만들어지는 등 그의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노래한 예술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생전 한국평론가협회 음악극 부문 연극상, 서울연극제 극본상ㆍ특별상, 제3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대상 및 연출상을 받았다. 2018년에는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학전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오는 24일 발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