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웅기 인도 양궁 대표팀 감독이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뒤 인도양궁협회(AAI)로부터 "짐을 싸서 귀국하라"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22일(이하 현지시각)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인도 현지 매체들은 백 감독이 파리에서 올림픽 경기장·선수촌 출입 신분증인 'AD(Accreditation)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도중 이 같은 일을 겪었다고 전했다.
선수, 감독 등이 올림픽 경기장에 출입하기 위해선 'AD 카드'가 필요하다. 협회는 각국에 일정 수량 주어지는 AD 카드를 선수, 감독, 의료진, 행정 직원 등에게 분배하는데, 인도 양궁 대표팀에는 코치 및 지원 스태프들에게 4장의 AD카드가 분배됐다.
대표팀 감독에게 가장 먼저 AD카드가 돌아가야 했는데, 백 감독을 5번째로 두면서 파리에 남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현지 매체들은 AAI가 백 감독이 제외된 지 하루 만에 한 물리치료사를 인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고 전했다. 해당 물리치료사는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덕분에 백 감독 대신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올림픽위원회(IOA)는 백 감독에게 " AD카드 발급 요청하지 않았다. 더는 양궁 대표팀 감독 역할을 할 필요 없다"라고 전하며 20일 예약해놓은 인도 귀국 비행기 티켓을 가져가라고 통보했다.
이에 백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코치 역할에서 제외됐다"며 "굴욕적이고 모욕적"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IOA의 부실하고 경솔한 행정으로 인해 외국인 코치들이 제외됐다"며 "다음 달 30일 계약이 만료되면 계약을 연장하자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 감독은 국내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팀 코치, 2012 런던올림픽 여자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다. 이후 인도에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인도 양궁팀 총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안에 합의해 8월 말까지 2년간 남녀 각 20명 인도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기로 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