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께서는 똑같이 그리고 압도적으로 변화를 선택하고 명령하셨다”며 ‘민심’에 기반한 개혁을 예고했다.
한 대표는 “당원 동지들, 국민들께서 똑같이 63%를 지지해주셨다”며 “저는 이 압도적인 숫자의 의미와 당심과 민심이 정확히 같았다는 사실을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며 “그래서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 우리가 이기자”고 강조했다.
개혁의 첫발은 주요 당직 인선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취임 후 “당장 선거를 앞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하나 신중하게 생각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조직·예산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당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친한(친한동훈)계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번째 당직 인선인 비서실장에 재선의 박정하 의원을 임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말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을 맡으면서 한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번 전당대회 기간 한동훈 캠프에 보좌진을 파견했고, 전당대회 직후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한 대표 캠프 해단식에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정책위의장 인사를 유의 깊게 보고 있다.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함께 당연직 최고위원인데, 현재 3선의 정점식 의원이 맡고 있다. 정 의장은 5월 임명돼 아직 임기가 10개월 정도 남았다. 다만 친윤(친윤석열) 인사로 분류돼 유임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친윤계를 의식해 교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한동훈 위원장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이 됐으니 소신에 맞게 자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 의장 대신 한 대표 측근을 기용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한 대표가 고강도 개혁을 할 수 있을지에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한 대표는) 저를 교도소로 골인시키려고 했던 ‘골메이트’였다”고 했고, 같은 날 김민전 최고위원도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장이나 특검 임명 문제는 원내 전략”이라며 신임 지도부 일부가 한 대표를 향해 견제구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가 3년이 남아 처음부터 무리한 인사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여의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 대표는 대권을 바라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 가도를 이끌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