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불똥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계·P2P)로까지 번지고 있다. 온투업계에서 ‘선정산매출채권(SCF)’ 투자상품을 취급해 왔는데 정산이 지연되면서 투자자 손실이 예견된다.
업계에서는 관련 규모가 크지 않고 대부분이 판매자가 아닌 선(先)정산업체를 거쳐서 대출이 나가는 형태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황이 좋지 않은 온투업계로서는 분명한 ‘악재’일 수 밖에 없다. 특히 ‘티메프발(發) 선정산 리스크’가 온투업계와 결제대행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영업자의 자금 융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투업계는 티메프에 대한 선정산채권 관련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전날 어니스트에이아이는 SCF 투자상품 4종의 만기 시 미회수 예정 금액은 5억6200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SCF 베이직 729호’ 상품의 경우, 원금의 약 79%가 상환 지연될 것으로 봤다.
어니스트에이아이 측은 공지사항을 통해 “범부처 대응 방안이 수립 중이고 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수시로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투자자분들의 투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한 최대한의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다음 달 19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티메프 채권 상품 규모가 3억 원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해당 상품들은 차입자의 자기자본 및 타 쇼핑몰 정산 금액으로 상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펀딩의 경우 티메프 관련 건은 3개 업체로 금액은 2억3900만 원이라고 공지했다. 지급 예정일에 입금되지 않을 경우, 분할 상환 또는 자체 자금으로 상환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선정산채권은 구매가 확정된 온라인플랫폼 판매자들의 정산대금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온투업체는 셀러가 정산받을 예정금액인 매출채권을 담보로 받는다. 이후 정산기일에 쇼핑몰 등 온라인 플랫폼이 매출을 정산하는 형태다.
온투업계에서는 총 4개사가 30억 원 규모의 티메프 관련 선정산채권을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선정산업체를 경유해서 대출이 나간 경우가 대부분이고 티메프뿐만 아니라 다른 쇼핑몰로부터 정산을 받기 때문에 생각보다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PG사를 경유해서 선정산을 받는 개별 판매자는 중간 선정산업체를 통해서 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자영업자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규 취급 중단 상황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의 선정산채권 취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PG사가 티메프로부터 직접 정산을 받아야 하는 규모가 커 타 쇼핑몰 정산금액 등으로도 감당하지 못하고 채권 회수에 실패하는 경우, 온투업 투자자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온투협회 관계자는 “개별 업체별로 중간 선정산업체를 통해서 미회수 가능성, 회수방법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채권회수 방안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