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안세영, '금빛 셔틀콕' 날릴까…오늘(5일) 28년 만의 대관식 [파리올림픽]

입력 2024-08-05 08:49수정 2024-08-0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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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인도네시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을 상대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셔틀콕의 제왕' 안세영(삼성생명)이 대관식을 앞두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오후 5시 55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조별 예선부터 8강과 4강까지 네 경기를 파죽지세로 꺾고 올라온 안세영에게 남은 경기는 결승전 단 하나뿐이다.

결승 상대는 세계 랭킹 9위 허빙자오(중국)다. 8강에서 안세영과 함께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천위페이(중국·세계 2위)를 물리친 다크호스로,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4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도 기권승으로 꺾었다.

상대 전적에선 안세영이 8승 5패로 앞서지만, 조별 예선부터 8강까지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허빙자오다. 준결승에서 기권승으로 체력까지 아껴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상대적으로 힘겹게 결승에 올랐다. 8강에서 세계 랭킹 6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1세트를 먼저 내주고 역전승했는데, 세계 랭킹 8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세계 8위)와의 준결승 흐름도 비슷했다. 시작하자마자 몸이 덜 풀렸는지 4연속 실점했고, 한동안 반등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2세트에서 달아올랐다. 상대를 사방으로 흔들면서 스매시로 빈 곳을 정확히 찔러넣었다. 예리한 공격을 연달아 쏟아내면서 8점 차로 세트를 가져가기도 했다. 3세트에서는 되찾은 공격력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워 툰중을 사정없이 몰아붙였고, 연속 범실까지 유도하며 결승행을 확정했다.

안세영이 이 종목 결승에 진출한 건 한국 선수론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안세영이 이미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은 모두 제패한 만큼, 그가 이날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안세영은 준결승전 승리 이후 취재진을 만나 "(첫 세트를 지면) 많이 부담스럽지만, 정신은 더 번쩍 든다"며 "오히려 저를 계속 몰아붙이는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제가 너무 욕심이 많고 성급했다.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까 (열세에서도) 편해지는 게 있는 것 같다"며 "'나는 할 수 있다', '한 점씩 하다 보면 언젠가 따라잡을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하며 이를 악물었다"고 전했다.

라이벌 천위페이가 준결승전에서 탈락한 데 대해서는 "천위페이가 떨어졌다고 해서 저에게 금메달을 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제 것을 해나가는 것이 관건"이라며 "다른 선수들도 잘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모두가 라이벌"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세리머니 상상을 진짜 많이 한다"는 안세영은 "마지막 관문에서도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 낭만 있게 끝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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