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수질 악화로 감염병 위험"…벨기에 트라이애슬론, 경기 직전 기권 [파리올림픽]

입력 2024-08-0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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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센강. (로이터/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일부 경기가 치러지는 센강을 둘러싸고 수질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벨기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혼성 릴레이 대표팀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기권했다.

BBC 등 외신은 5일(한국시간) 벨기에 올림픽 위원회가 "여자 트라이애슬론 선수 클레어 미셸이 몸이 아파 혼성 계주 경기에는 기권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올림픽 위원회는 기권 이유인 미셸의 병 원인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번 발표가 센강 수질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앞서 미셸은 지난달 31일 여자 트라이애슬론 개인전에 참여, 센강에서 경기를 치렀었다. 5일 오전 예정된 혼성 릴레이 경기 역시 센강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3일엔 스위스 대표팀 관계자들도 "센강에서 수영했던 트라이애슬론 선수 아드리앙 브리포드가 감염병에 걸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스위스 측은 "해당 선수의 질병과 센강 수질의 상관관계는 알 수 없으며, 이상 증상을 보이는 선수도 브리포드 단 한 명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루가 흐른 4일 스위스 관계자들은 "브리포드 대신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던 시몬 웨스터만도 같은 감염병 증세를 보여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센강의 수질 문제는 개막 전부터 꾸준히 지적됐다. 파리 중심에 있는 센강은 1920년대 초반부터 수질 오염 문제로 인해 수영 자체가 금지돼왔다.

다만 프랑스 정부와 파리시는 이번 올림픽 개최를 위해 약 14억 유로를 투입해 지하수 저장분지 건설, 하수 인프라 개조, 폐수처리 업그레이드 등 수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이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센강 수질이 수영 적합 기준까지 개선됐다는 지표가 확인됐으나, 최근 내린 비 등으로 수질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트라이애슬론 훈련이 취소되고 남성 개인전 첫 경기가 취소돼 논란에 휩싸였다.

세계수영연맹의 수질 기준상 대장균의 최대 허용치는 100㎖당 1000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이며, 장구균은 400CFU다. 이를 넘어서는 물에서 수영하게 되면 위장염, 결막염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도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센강에서 검출되는 박테리아가 선수들이 수영하기에 안전하다고 고려되는 수준"이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운영 책임자인 람비스 콘스탄티니디스 지난달 29일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해 계획했던 방안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트라이애슬론을 듀애슬론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듀애슬론은 수영을 제외한 채 달리기와 사이클로만 대회를 치르는 구성이다.

센강의 수질을 두고 이와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자 벨기에 측은 이날 "향후 올림픽에서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개최하는 데 있어 이번 일이 교훈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올림픽의 훈련일과 경기일 등은 사전에 확실하게 보장돼야 하며, 선수들에게 혼란을 줘선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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