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상환 등 자금 33억 마련해야 하는데…가진 돈은 6억뿐
다음 달엔 물류센터 잔금 27억 납부
큐익스 “우려 인지…정상서비스 제공 중”
자금 마련 계획 질문엔 ‘묵묵부답’
큐익스프레스 한국법인(큐익스)이 이달과 내달 차입금 등이 30억 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이 회생을 위한 ‘각자도생’ 행보에 나서며 사실상 큐텐그룹 해체되는 가운데, 이들의 물류를 맡아온 큐익스프레스도 자멸할 공산이 커보인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익스는 이달 23일까지 위메프에 차입금 5억 원을 갚아야 한다. 앞서 큐익스는 이자율 4.6%로 위메프에서 20억 원을 차입했다. 이 중 15억 원은 지난달 만기일이 도래했으나 큐익스가 상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큐익스는 9월 30일까지 26억6100만 원의 임차보증금 잔금을 내야 한다. 이는 경기 이천 물류센터(QDPC이천) 리스계약에 따른 것이다. 당초 큐익스는 싱가포르 본사의 나스닥 상장일에 맞춰 잔금을 지급하려 했으나 정산 지연 사태로 장담하기 힘든 상태다.
큐익스가 33억 원의 자금을 자체 마련할 지는 불투명하다. 작년 말 기준 큐익스의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모두 합한 현금성 자산은 6억 원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본사 재무상황도 좋지 못해 여력이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큐익스 재무제표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리안)조차 존속 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 앞서 티몬·위메프도 각사 회계법인을 통해 존속능력을 지적받아왔다.
리안은 “작년 말 기준 큐익스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604억 원 초과하고 총부채가 총자산을 243억 원 초과하고 있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큐익스는 사태 악화 및 우려 확산을 진화하고 나섰다. 최근 공지를 통해 “예기치 않게 발생한 이번 사안으로 인해 큐익스의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정상적으로 크로스보더 및 국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것.
하지만 큐텐 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자금난에 큐익스의 미래도 암울하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최근 큐텐에 미수금을 받기 위해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스스로 살기 모색에 나섰다. 인터파크커머스가 큐텐과 계열사 큐텐테크놀러지, 큐브네트워크 등에 묶인 자금은 약 650억 원대로 알려져있다.
또한 인터파크커머스는 독자 매각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티몬과 위메프도 개별적으로 매각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이들 모두 재무상황이 악화해 있고, 사실상 서비스 불능 상태라 매수자 찾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한편 큐익스 측은 차입금 상환 등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한 본지의 질문에 대해 일체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