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매각 후 애플 급락
칩 연기한 엔비디아도 -6.4%
미국발(發) 경기침체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산한 가운데 미국 빅테크 7종목을 일컫는 ‘매그니피션트7(M7)’ 주가도 폭락했다.
증시 대혼란 속에 이들 7종목의 시가총액이 한때 1조 달러(약 1400조 원) 증발했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방송이 보도했다. 이는 현재 애플 시총 3조1950조 달러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무려 1033.99포인트(2.60%) 하락한 3만8703.27에 거래를 마쳤다.
7개 주요 빅테크로 구성된 이른 M7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시총 1위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82% 떨어진 209.27달러(약 28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위 마이크로소프트와 3위 엔비디아도 각각 3.27%와 6.36% 급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4.61% 내렸고. 아마존(-4.10%)과 메타(-2.54%) 역시 무차별 투매 속에서 주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M7이 포진된 시총 상위 그룹은 좀처럼 주가의 급등과 급락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이른바 ‘무거운 종목’으로 불린다. 이를 고려하면 M7의 이날 낙폭은 이례적이다.
애플 주가는 장중 196.21달러까지 떨어지며 200달러 아래까지 하락했고, 엔비디아 주가도 90.69달러까지 폭락하며 10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애플의 낙폭이 컸던 배경에는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서웨이가 올해 들어 보유 중이던 애플 주식의 절반을 팔아치웠던 게 영향을 받았다.
버크셔는 3일 공개한 2분기 실적발표에서 6월 말 기준 애플 주식 842억 달러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말 1743억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애플의 성장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는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칩 출시를 미뤘던 게 이날 투매 심리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와 새로운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1분기까지는 이 칩을 대규모로 출하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알파벳 주가는 이날 미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에서 미 법원이 법무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낙폭이 커졌다. 구체적인 처벌과 벌금 등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이날 뉴욕증시 ‘경쟁적 투매’에 직격탄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