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침체 우려에 증시 '휘청'
변액 비중 큰 중·소형사 고민 커져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금리 인하 기대에 편승해 회복되고 있던 변액보험 시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증시가 흔들리자 국내 증시도 널을 뛰고 있어서다. 특히 변액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중·소형 보험사들의 걱정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5만217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거둬들인 보험료도 364억 원으로, 1년 새 66.6% 늘었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낸 보험료 중 사업비·위험보험료를 제외한 적립보험료를 별도의 펀드에 적립해 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바뀌는 투자형 상품이다. 주로 저금리 시기에 은행 저축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가입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 변액보험은 종신보험처럼 안정적으로 오랜 기간 보험료를 거둬들일 수 있어 유리하다.
지난해와 달리 변액보험에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한 건 밸류업 프로그램과 금리 인하로 인한 투자심리 회복 가능성 때문이다.
올해 2월 금융당국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만성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상장사들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세워 이행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 방안 등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골자다. 밸류업 덕분에 1개월 사이 대비 코스피는 5.82%, 코스닥은 7.97% 상승하기도 했다.
캐나다와 유럽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서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금리가 떨어지면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증시로 투자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뉴욕증시와 더불어 우리나라 증시도 함께 휘청이면서, 변액보험 시장의 회복세도 한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3.99포인트(-2.60%) 내린 3만8703.27로 마감했다. 이는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코스피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전날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지만, 이날은 급반등해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한 채 1분 이상 지속할 때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시장의 선물 및 현물 매매를 5분간 중단시키는 제도다.
이 같은 롤러코스터 증시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코로나 19 시절 고금리 사태로 인한 변액보험 시장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변액보험의 판매를 주도하는 회사가 주로 중·소형사다 보니 포트폴리오 구성비에 따라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장기로 운영되는 상품인 데다 확정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이 많이 등장해 당장 문제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증시 분위기가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