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에도 뷰티 시장 호조…물류관리 쉽고 마진률 높아 매력적
국내 쇼핑 플랫폼들이 ‘뷰티(화장품)’ 사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뷰티 시장만큼은 호조세이기 때문이다. 화장품은 의류나 식품 등 여타 소비재에 비해 물류관리가 쉽고 마진률이 높은 편이고, 객단가 또한 저렴해 소비자 재구매율도 높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그동안 식품 패션에 치중했던 쇼핑 플랫폼들이 앞다퉈 뷰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13일 패션·뷰티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컬리, 다이소 등 국내 온ㆍ오프라인 쇼핑 플랫폼들이 최근 헬스앤뷰티(H&B) 시장 절대강자인 CJ올리브영의 뒤를 잇겠다는 각오로 뷰티 사업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무신사는 2021년 11월 첫선을 보인 ‘무신사 뷰티’ 전문관을 중심으로 화장품 시장을 공략 중이다. 기존에 확보한 충성 고객 자산을 바탕으로 본업인 패션에서 뷰티로 사업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무신사는 중소 브랜드부터 럭셔리 브랜드까지 입점 브랜드 수를 늘리며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2021년 무신사 뷰티 론칭 당시 800여 개였던 입점 브랜드 수는 현재 1700여 개까지 늘어났다.
입점 브랜드 수 증가와 함께 거래액도 상승세다. 무신사 뷰티의 올해 1분기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83% 증가했다. 4월 한 달간 진행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의 누적 거래액도 작년 동기간 행사보다 160% 늘어났다.
무신사 관계자는 “구매 고객 수도 올해 상반기 기준 작년보다 약 80% 늘어났다”면서 “신진 브랜드부터 글로벌 브랜드까지 협업을 강화해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선식품을 주로 하는 컬리도 2022년 11월 ‘뷰티컬리’ 론칭, 화장품 사업을 키우고 있다. 뷰티컬리 입점 브랜드 수도 1000여 개로, 전년보다 약 120여 개의 브랜드가 추가됐다. 뷰티컬리의 올 상반기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했다.
10월에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컬리 뷰티페스타’ 행사를 열 예정이다. 애초 이 행사는 ‘푸드 페스타’로 열 예정이었지만, 뷰티 사업의 확대를 위해 뷰티 행사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 관계자는 “뷰티컬리의 가파른 성장세와 뷰티컬리 충성 고객과 파트너사의 소통을 위해 컬리뷰티페스타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이소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갖춘 ‘가성비’ 제품으로 뷰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이소의 모든 뷰티 제품은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총 6가지 균일가로 판매한다. 다이소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VT코스메틱의 ‘리들샷 100·300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은 품절 대란을 빚었다. 다른 뷰티 플랫폼에서 50㎖ 기준 한 병에 3만 원대지만, 다이소에서 12㎖에 3000원으로 판매해 대박을 낸 것.
이에 힘입어 다이소는 최근 리들샷 라인을 확장해 2차 라인까지 출시했다. 다이소의 올해 상반기 기초화장품·색조화장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223% 신장했다. 입점 브랜드도 21개로 작년 상반기보다 11개 늘어났다. 다이소는 앞으로도 균일가에 품질을 갖춘 신상품을 지속 출시하며 뷰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올리브영은 잘파세대와 외국인들에게 ‘핫플레이스’로 통하는 서울 성수동에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을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 여기에 최근 서울교통공사의 성수역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자로 선정돼 조만간 서울 성수역의 이름은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바뀐다. 업계는 올리브영이 성수동을 기점으로 한 단계 더 뷰티 사업을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뷰티 제품은 식품과 비교해 객단가와 마진율이 높고 재고 관리가 용이하다”며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인 만큼 해당 시장 자체가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