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 금메달을 차지한 리디아 고(뉴질랜드)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시아버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에게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리디아 고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골프 여자 경기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했다.
리디아 고는 금메달을 따낸 직후 "여기에서 매일 한식을 먹었다"며 "언니가 불고기와 오징어 볶음, 삼계탕 등을 잔뜩 싸 왔다. 오늘 우승은 언니 덕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쉽게 남편은 오지 못했지만, 시부모님께서 응원해주셨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앞서 리디아 고는 2022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했다. 정 부회장은 며느리 리디아 고가 경기하는 내내 함께하며 격려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대회 동안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며느리인 리디아 고의 사진을 올리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올림픽 경기가 시작된 직후부터 "올림픽 여자 골프. 저는 한국팀과 뉴질랜드팀 또는 뉴질랜드 팀과 한국팀을 응원한다"는 글과 함께 며느리 리디아 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리디아 고의 금메달이 결정된 직후엔 "가족 중의 한 명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를 펼쳤다"며 "자기 일에 이토록 진심이니 오늘은 존경심을 가지며 따라다녔다"면서 며느리를 치켜세웠다.
13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이 격리하에 있으므로 컨디션 조절을 위한 음식이 유별나게 중요해진다. 그런데 리디아 고의 한국 음식 사랑은 알려진 얘기"라며 "언니분이 준비한 하루 이틀분의 한식은 있었지만, 그 후에는 현지에 와있는 시어머니에게 준엄한 조달 요청이 들어왔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정 부회장은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선수들이 먹던 도시락 그대로 같은 식당에서 만들어서 금메달의 기운이 전해지도록 하였는데 삼엄한 경비로 올림픽팀이 머무는 숙소 근처조차 접근할 수가 없었다"며 "매일 도시락을 날라 올림픽 경기장의 관계자들에게 맡기면 그분들이 다시 리디아 측에 전달하는 복잡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매일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어 주신 식당, 도와주신 여러분들, 취지를 이해하고 타국 음식을 귀중하게 보관 전달해주신 경기장의 프랑스분들이 정말 고맙다"며 "양궁의 금메달 기운이 도시락을 통해서 리디아에게도 전해지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뉴질랜드에 이민한 리디아 고는 15세에 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해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이후 17세에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골프 천재' 수식어를 얻었다.
리디아 고의 남편인 정 씨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외손자로, 정 씨의 어머니는 정 명예회장의 둘째 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이다. 정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미국 현대차 계열법인에서 일했고, 올해 초 피스컬 노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한국계 팀 황(황태일)이 공동 창업한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결혼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범 현대 일가가 모두 모였고 재계와 금융권 유명 인사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리디아 고는 신혼여행 중에도 골프를 치고, 신혼여행 직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참여할 만큼 결혼 후에도 운동선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올림픽 무대에는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참석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던 리디아 고는 파리올림픽에서 마지막 남은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이 종목 최초로 모든 색깔의 메달을 수집하는 새 역사를 썼다.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리우올림픽을 시작으로 3개 대회 내리 개근해 이뤄낸 쾌거다.
또한,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성도 확정했다. 헌액까지 필요한 27점 가운데 단 1점이 모자랐는데 이번 금메달로 마지막 점수를 채웠다. 올림픽의 경우 금메달리스트만 명예의 전당 포인트 1점을 얻는다. 리디아 고의 LPGA 투어 통산 승수는 20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