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분사를 통해 설립 예정인 자회사를 두고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전문 법인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박 공동대표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R&D센터 사옥에서 열린 엔씨소프트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설 법인에 대해 “신설 법인은 추가 사업 기회를 발굴할 기반과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가 갖춰지리라 기대한다”며 “각자 전문 영역에 전력투구함으로써 엔씨소프트의 기업 가치와 주주권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주총에서 엔씨큐에이(QA)·엔씨아이디에스(IDS) 등 2개의 분사 법인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게임 QA(품질보증) 부문과 비게임 소프트웨어 부문을 각각 본사에서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하겠다는 의도다. 10월 1일부로 분사된 법인이 출범할 예정이다. 본사에서 엔씨QA·엔씨IDS로 이동할 직원 수는 약 36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분사와 관련해 사측과 노조 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송가람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지회장은 주총 종료 후 질의응답에서 “비용 절감이나 빠른 의사결정 면에서는 오히려 개발 조직 분사가 적합한데 QA와 IDS가 먼저 나가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지적했다.
이에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엔씨소프트는 동종 타사에 비해 중앙 집중도가 높은데, 다른 기업들의 경우 QA나 소프트웨어 부문은 분사가 돼 있다”며 “그 외의 분사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박 공동대표도 “게임 개발 조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게임 리뷰 커미티’를 신설하고 예산과 비용을 강도 높게 통제해왔다”면서 “하반기부터는 분사가 아니더라도 여러 개편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송 지회장은 “권고사직과 기업 분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영진과 임원들이 충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보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박 공동대표는 임원 규모를 20%가량 감축한 사실을 언급하며 “내년 공시를 보면 임원 인센티브나 연봉은 많이 깎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은 고용이 보장돼있지만, 임원들은 계약직이고, 언제든지 성과가 안 좋으면 나가게 돼 있다”면서 “그 점(고용 안정성)은 직원들이 더 많이 보장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박 공동대표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그는 “5월부터 7월까지 1000억 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10%에 가까이 보유 중이고, 소각도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계획을 마련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