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관심 ‘뚝’...무료 공시 컨설팅에도 신청 ‘반토막’

입력 2024-08-15 14:32수정 2024-08-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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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관심 ‘뚝’...무료 공시 컨설팅에도 신청 ‘반토막’
100곳 정원이라 했지만…절반만 신청
코스피 8개사뿐…“당장 공시 부담 커”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공식 홈페이지(사진 =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대한 상장기업들의 관심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원하는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컨설팅이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총 정원의 절반만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컨설팅이 밸류업 공시에 얼마나 많은 기업이 참여할지 관심도를 알아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공시 활성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신청한 상장사는 52개사로 목표치(100개사)의 절반에 그친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상장사는 8개사, 코스닥에서는 44개사가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를 해결하기 위해 상장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수립하는 전략이다. 거래소는 상장사들이 이런 계획을 기업공시채널(KIND)에 공시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시장에 기업의 주주환원, 발전전략 계획을 미리 알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려는 취지다. 해당 공시는 정부가 올 1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과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앞서 거래소는 6월부터 상장사 10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계획 컨설팅 신청을 받고 있다. 자산총액 코스피 3000억 원, 코스닥 1500억 원 미만 기업 중 각각 50개사에 대해 진행한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신청률이 반토막에 그치는 데다 특히 코스피 기업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사가 927개사, 코스닥 상장사가 1630개사임을 고려하면 컨설팅에 참여한 기업이 전체의 0.8%, 2%에 그쳤다는 얘기다.

컨설팅 참여율이 저조한 배경에는 상장사들이 공시 관련 부담을 그만큼 크게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상장사 관계자는 “컨설팅 지원을 받으면 직후에 밸류업 공시를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다”며 “대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중소, 중견 코스피 기업들은 주주환원, 실적 개선 계획을 구체적으로 당장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중견기업은 공시 담당자들도 1~2명뿐인데 지금도 각종 공시로 업무가 과중한 상태에서 추가로 밸류업 공시를 준비하긴 벅찬 상황”이라며 “아직은 이를 감수하면서 받을 정부의 인센티브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는 게 업계 주된 평가”라고 말했다.

사전작업인 컨설팅 프로그램에 관심이 미적지근한 상황에서 향후 밸류업 공시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현재 기준 예고공시를 포함해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코스피 11개사, 코스닥 4개사에 그친다. 거래소는 대기업을 시작으로 점차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컨설팅 신청은 애초 연말까지 받기로 한 상황이라 점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4분기에 나올 밸류업 지수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등 인센티브 정책이 실현되면 동참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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