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사업 적자폭 확대…본업 집중했지만 비식품 매출 감소 영향
국내 대형마트 양대산맥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 2분기 본업인 대형마트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온라인 쇼핑 경쟁 심화에 따른 비식품 매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서, 롯데마트는 슈퍼 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만회했다.
15일 이마트 IR자료에 따르면 2분기 이마트 할인점 매출액은 2조75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이어 547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10% 늘어난 수준이다.
롯데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2분기 매출액은 1조31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162억 원 손실을 기록했는데, 적자폭은 전년 대비 406% 커졌다.
두 대형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이 부진한 배경은 식품분야를 제외한 상품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온라인플랫폼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에 방점을 둔 대형마트가 직격탄을 입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4월 비식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8% 감소했고 이어 5월과 6월에도 각각 13.5%,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마트의 모든 실적이 암울한 것은 아니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에서, 롯데마트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트레이더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326억 원, 220억 원으로 각각 3.9%, 65% 신장했다. 고물가로 방문 고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 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창고형 할인점은 개별 상품을 진열하는 대형마트와 달리 박스나 묶음 단위의 벌크형 상품을 진열한다. 대용량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개별 상품보다 단위 가격이 낮다는 장점이 있어 물가가 오를수록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쇼핑 채널로 꼽힌다.
롯데슈퍼 역시 2분기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 기간 매출액이 33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3% 신장했다. 1~2인 가구의 증가, 외식물가 상승에 따른 집밥 선호 현상에 따라 SSM이 근거리 장보기 채널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롯데마트·슈퍼의 통합소싱 효과도 한몫을 했다.
현재 롯데슈퍼는 롯데마트 통합소싱 상품을 늘려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그로서리(식료품) 전문 매장 탈바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2022년 말 롯데마트·슈퍼는 2022년 말 상품 소싱 통합을 골자로 한 고강도 체질개선에 착수한 바 있다.
한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하반기 수익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마트 에브리데이(SSM) 등 매입 조직 통합에 따른 구매력 강화와 공동 상품 개발 등을 통한 본업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또 연내 그로서리(식료품)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고 점포 일부를 몰타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도 슈퍼와의 물류 시스템 통합과 자체 브랜드(PB)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